특수본, “일부 범죄 사실은 특검에서 기소한 부분
그런 부분은 특검 조사를 바탕으로 질문해야 하지 않겠느냐”
[뉴스핌=김기락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할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 내용을 반영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20일 오후 취재진과 만나 ‘대기업이 재단에 출연한 것을 뇌물로 볼지, 직권남용이나 강요로 볼지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사실관계 확인이 가장 중요하니 먼저 하겠다”며 “어떻게 보든 먼저 ‘팩트 파인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범죄 사실은 특검에서 기소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특검 조사를 바탕으로 질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내일 조사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 부분을 질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검찰이 오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통보한 가운데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특검 종합수사결과에 따르면 특검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됐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지난 2015년 9월 14일부터 2016년 2월 19일까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 등 현안 해결을 위한 부정한 청탁 대가로, 이 부회장으로부터 213억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을 통해 최씨가 지배하는 유령 회사인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36억원을 송금하도록 했다. 또 최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사용할 말 구입·부대비용 등 41억원을 대신 지급하게 하는 방법으로 총 78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삼성 외 대기업들로부터 출연금을 받아 재단을 설립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에게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하여, 대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K스포츠를 설립하게 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13개다. 지난해 특수본이 8개 혐의를, 특검은 뇌물수수 등 5개 혐의를 추가했다.
박 전 대통령 수사는 특수통 출신의 부장검사가 맡을 예정이다.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맡는다. ‘특수통’으로 알려진 이들은 지난해 10~11월 특수본 1기 수사 때도 미르·K스포츠재단 기업 강제 모금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을 맡으며 주축으로 활약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