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와 현역 간 치열한 대결 예상
새 정부와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면 유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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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누가 대통령 되는가에 따라 부총재가 결정되겠죠."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
오는 6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장병화 부총재의 후임과 관련, 한은 내부에서는 다음 달 9일 치르는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인물일수록 발탁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9일 출국했다.
비행길에 오르느라 전일(19일) 밤 열린 대선 후보 첫 '스탠딩 토론'을 직접 보긴 어려웠겠지만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은 누구 못지않을 이 총재다.
누가 이기든 한은 입장에선 차기 정부와 손발을 맞추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데다가 부총재 인사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한은 부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긴 하지만 통상 총재의 의중이 온전히 반영되는 자리다. 총재의 업무를 보좌하는 성격이 강해서다. 한은 출신 OB(올드보이)건 현직이건 한은 출신들이 도맡아 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김학선 기자 yooksa@ |
하지만 전임 대통령하에서 임명된 이 총재 입장에서는 신임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있는 인물을 부총재로 앉히고 싶을 것이란 게 한은 안팎의 평가다. 새 정부와 엇박자를 내지 않으면서도,한은을 보호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점에서다.
현재 OB 부총재 후보군에는 이흥모 금융결제원장, 이상우 국제금융센터 부원장, 민성기 한국신용정보원장, 정희전 서울외국환중개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한은 내부에서 요직을 역임했지만 전임 김중수 총재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이흥모 원장을 제외하면 부총재보를 경험하지 못했다. 현재 외부에서 재직중이지만 한은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들 중 정치권과 외형상 연이 닿아 보이는 인물은 이상우 부원장 정도다. 문재인 후보와 같은 경남고 출신이다.
반면 기업가 출신으로 부산고를 졸업한 안철수 후보와 딱히 가까운 인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흥모 원장과 정희전 사장은 둘 다 서울고 출신이다. 민성기 원장은 경기고 출신이다.
이들 외에도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서영경 전 한은 부총재보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한은 내부 후보로는 김민호·윤면식·임형준 부총재보 등이 있다.
한은 한 관계자는 "부총재의 경우 조사국 등 요직을 거친 인물이 올라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총재 입장에서는 살림살이를 도맡아 할 수 있는 경영 쪽 사람을 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현직 부총재보가 부총재로 승진하는 것이 통례였다. 전임 이성태 총재나 이주열 현 총재도 모두 부총재보에서 부총재로 곧바로 승진했다. 박원식 전 부총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승일 전 부총재나 장병화 현 부총재는 외부 기관장을 거쳐 '컴백'했다. OB와 현역 간 대결이 뜨거운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후보군들이 어떤 식으로 정치권과 줄을 대고 있는지 내부 사람끼리도 알기 어렵다"며 "대선 결과가 나오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부총재 후보를 청와대에 올릴지 않겠냐"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