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당선 때 선거 공신,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끌어
"스피터 역할 할 것"…사라진 제 3지대 가교 역할 '주목'
[뉴스핌=장봄이 기자] 야권에서 최고의 '대선 전략가'로 꼽히는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다시 등판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한 가운데 불쑥 그가 나선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노무현 후보의 단일화 성사를 이끌어내며 노 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니 향후 그의 행보와 역할에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왼쪽)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 전 대표는 2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 상태에서 여야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화 성사 경험에 대해선 “어쨌든 그 땐 '야(野) 대 야' 후보의 통합이었다. 통합하는 과정에 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이나 단일화 과정에 대해서 오랜 협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정책을 조정해 하나로 묶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과의 연대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열심히 선거운동해서 만들어 놓았던 세력이 이렇게 까지 비참하게 끝을 보고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그 분들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게 마땅하다”며 “그래야 다음에 다시 정치적으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제 3지대 정치인과 연대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출마 의사를 가지고 있던 몇 사람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선언할 경우 상당 부분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김 전 대표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제가 그렇게 거물들의 마음을 바꿔놓을 만한 힘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김종인 전 대표의 제 3지대 구상에도 관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도 인터뷰에서 "큰 선거를 직접 관리해봤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3대 선거 공신' 중 한 명으로 내가 꼽혔다. 노무현 선거 때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대선 국면에서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후보의 스피커 역할"이라며 "선거 구도나 전략 못지않게 판세에 큰 영향을 준다. 현재 안 후보 측에 스피커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고, 김한길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