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정확도 89%, 미국 전문의 수준 앞질러
[ 뉴스핌=성상우 기자 ] 의사보다 정확한 인공지능(AI)이 '암 없는 시대'를 앞당긴다. AI를 활용한 암 조기 발견 정확도는 이미 미국 전문의 평균 수준을 뛰어넘었다. 현재 미국 FDA와 EU 규제 당국의 검증 등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만 남았다.
구글코리아는 27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AI 혁신과 헬스케어'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질병 조기 발견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릴리 펭 구글 매니저가 화상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성상우 기자> |
릴리 펭(Lily Peng) 프로덕트매니저는 화상 강연을 통해 "구글이 의료영상 연구에서 가장 많은 진보를 이뤄낸 분야는 병리학(Pathology; 병의 원리와 조직 변화 등을 연구하는 의학 분과)과 안과학(Ophthalmology; 눈 관련 질환 연구하는 의학 분과)"이라며 "구글의 딥러닝 기반 암 및 안과질환 진단 정확도는 미국 전문의 평균 이상 수준"이라고 밝혔다.
암 진단은 일반적으로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방사능 촬영을 통해 조직에 이상이 발견됐을때 해당 조직을 검사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 수련을 거친 병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진단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의 경우 진단 일치율은 평균 48%이고 전립선암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저조하다.
이에 구글은 자체 딥러닝 기술 표준인 '인셉션'을 통해 의료 일선에서의 한정된 시간과 질환 진단 불일치 문제를 해결할 딥러닝 기술 및 자동 감지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확보한 조직검사 이미지들을 딥러닝 네트워크에 투입, 유방암 조직이 림프절로 전이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신경망 학습 과정을 거쳤다.
결과는 암 조직 위치 추정 정확도 89%다. 이는 시간 제약 없는 환경에서 병리학자가 기록한 7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병리학자들의 실무에 들이는 노력과 시간을 현저하게 줄여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펭 매니저는 "이는 의사의 보조적 역할로 아주 좋다고 판단된다"며 "임상 검증과 규제 승인 등 과정을 거치면 암 진단 분야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성 안구 질환인 망막증(DR) 진단률을 높인 사례도 소개했다. DR은 실명의 주 원인 중 하나로 현재 전 세계에서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4억1500만명의 당뇨병 환자는 모두 이 질환 위험군에 속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진다.
인도의 경우 전국적으로 안과의사가 적정 필요수 대비 12만7000명 이상 부족한 실정이다. 이 질환 보유자의 절반 가량이 제때에 진단을 못받고 실명하는 상황이다. 펭 매니저는 "이 질병은 완전히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질환 진단 알고리즘은 DR 조기진단 영역에서도 인도와 미국의 안과 전문의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정확도를 달성했다. 임상 검증과 규제 승인 등 상용화 작업을 거치면 이 질환을 자동으로 검사할 수 있는 도구가 생기는 것이다.
펭 매니저는 "이번 성과에 대해 의료계에서도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적용 영역을 더 넓혀 다양한 의료 영상 부문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철저한 임상 검증과 디바이스 제조 파트너들과의 협력, 사용하기 쉬운 사용환경 디자인 등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