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공판 첫 증인신문 진행...변호인 주장과 일맥상통
[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이 당초 승마단 소속 선수 모두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최순실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딸 정유라씨만 지원하게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인에 대한 10차 공판이 열렸다. 첫 증인신문이 이뤄진 이번 재판에서는 최준상 전 삼성전자 승마단 선수가 증인으로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최준상 씨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 1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 등의 성적을 냈다. 2005년 삼성 승마단에 입단해 삼성 지원을 받아 독일 전지훈련을 다녀온 바 있다.
이날 주요 쟁점은 삼성이 전지훈련을 계획할 때 선수 전원에 대한 지원이었는지, 아니면 정유라 씨에 대한 단독 지원이었는지 여부로 모아졌다.
최준상씨는 "삼성에선 다같이 지원할 목적이었으나 최순실 씨가 원치 않아서 삼성 입장에서도 지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박원호(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얘기를 들었을 때 (삼성에서 선수 다같이) 지원할 계획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소속 선수들이 정유라씨의 잠재적인 경쟁자임을 감안해 삼성이 다른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을 최순실씨가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해외 전지훈련 명단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했지만 지원 대상이 확정되기 전에 누가 선발됐는지 보안을 요구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봤다"면서 "정유라 단독 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을 지원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그동안 '최순실 강요'로 승마지원이 변질됐다고 주장해 왔다. 변호인단은 황 전 전무의 진술을 들어 "원래는 여러 명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다른 선수를 선발하지 못하면서 모든 지원금이 정유라에게 쏠린 것"이라며 "처음부터 정유라 1명만 지원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준상씨는 이와 함께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비선실세였다는 것은 몰랐지만 2006년부터 최씨의 영향력을 인지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2005년 개인적으로 폭행 시비가 붙었는데 당시 선수 활동을 함께 했던 장시호 씨가 이모(최순실 씨)에게 부탁해 문제를 해결해줬다"며 "이후 최순실 씨의 영향력을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어머니에게 최순실 씨 집안에 대해 들었다"면서 "박원호를 통해 승마계에 영향력을 발휘한 것을 알았지만 대통령과의 관계는 자세히 몰랐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