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임시 주총서 '집행임원제도' 도입
[뉴스핌=이에라 기자]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인으로 맞는 에이블씨엔씨가 체제 전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1세대 화장품숍 '미샤' 의 성공신화를 재연할 밑그림에 대해서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 이사선임, 감사위원회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관변경에는 대표집행임원과 집행임원을 두는 '집행임원제도'가 포함돼 있다.
기존 에이블씨엔씨는 창업자이자 대주주였던 서영필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번 집행임원제도 도입 이후에는 대표이사직이 사라지고 대표집행임원이 회사 대표직을 총괄하게 된다. 대표집행임원을 보좌하는 집행임원들도 선임된다. 대표집행과 집행위원은 이사회에서 선임한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이사회 멤버들은 에이블씨엔씨의 새 주인인 IMM PE 경영진들로 주로 꾸려졌다. 신임 사외이사인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전임교수 외에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송인준 IMM PE 대표이사, 김영호 IMM PE 수석 부사장, 이해준 IMM PE 부사장, 김정균 IMM PE 상무가 선임됐다. 서영필 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회사에 남는다.
향후 이사회는 대표집행임원 등을 선임하게 될 예정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이나 감독 기능은 이사회가 하는 한편, 경영 업무 등과 관련된 내용은 집행임원이 담당해 경영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 이사회는 경영진 인사권 등을 갖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될 경우 도입하는 체제기도 하다.
지난 4월 에이블씨엔씨의 대주주 서영필 회장은 보유지분 지분 25.54%(431만 3730주)를 IMM PE가 만든 투자회사 비너스원에 양도했다. 17년만에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당시 시장이 예상치 못한 깜짝 매각이었지만, 미샤의 성장 정체를 감안하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서영필 회장은 2000년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뷰티넷'을 오픈하고, 2년 뒤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열었다. 3300원이라는 파격가를 내세우며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시대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브랜드숍에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됐고, 미샤도 성장 정체를 겪기 시작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영업이익은 2012년 536억원에서 2014년 67억원까지 금감했다. 최근 영업익이 늘어나긴 했지만, 영업이익률이 크게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6%로 2012년 11.9% 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대주주 변경으로 에이블씨엔씨가 체질 개선을 한 이후, 해외 사업이나 멀티숍 등의 강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헬스앤뷰티(H&B)스토어 같은 멀티숍 점유율이 커지고 있고, 미샤의 'M매직쿠션'등이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모두 모든 멀티숍이 다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멀티숍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무조건 옳다고 볼수는 없다"면서 "이제 막 이사회가 구성됐으니 회사의 방향이나 전략에 대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