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배달기사' '수거기사' 시스템으로 급성장
8월 중 경기도 확장...내년 중 전국 5대 광역시 확장 계획
[ 뉴스핌=성상우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강남구 테헤란로까지 통상 1만~1만5000원 수준으로 책정되는 퀵서비스 비용을 스타트업 '원더스'는 5000원 단일가로 통일했다. 가로·세로·높이의 합이 90cm를 넘지 않고 무게 5kg 이하라면 서울 지역 내 어디에서 어디로 보내든 단돈 5000원에 3시간 이내 배송한다.
원더스의 '직원'인 배송 기사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인 기존 퀵서비스업체 기사들보다 친절하다. 또한 배송중 물품 손상 등 손해가 생기더라도 기존 업체들에 비해 사후 처리도 빠르고 확실하다. 원더스에서 손실을 보상하기 때문이다.
원더스의 창업자 김창수 대표는 SK텔레콤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퀵서비스 아이템'의 사업 가능성을 발견했다. 매장 내 부착할 포스터 등 인쇄물을 팀에서 제작하면 이들을 하루 내에 전국 3500여개 대리점으로 신속히 발송해야 했는데 이때마다 퀵서비스를 이용했던 것.
문제는 건마다 발송장이 발급되고 배송현황이 조회되는 택배와 달리 퀵서비스는 발송·수취 이력을 온라인이나 문서 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세금계산서 발행 등 절차도 불가능하거나 까다로워 사후 비용 정산 시 번거로운 점이 많았다.
김 대표는 "시장 규모는 4조원 수준으로 크지만 업체난립으로 지난 20년 동안 서비스 진보가 전혀 없는 곳이 퀵서비스 시장"이라며 "기존 서비스 중 1%의 혁신만 접목시켜도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가장 먼저 시도한 혁신은 '배송 체계 혁신'이다. 기사 한 명이 물품 수거와 배달을 모두 수행하던 기존 퀵서비스 배송 방식을 버리고 물류창고를 활용하는 '택배 모델'을 도입했다. 이른바 '허브앤스포크' 시스템으로 각 지역에서 수거한 물품을 거점 물류창고(허브)로 모은 뒤 목적지(스포크)별로 분류해 발송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강남과 강북의 5곳에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이는 서울 전역 '3시간 이내 배송'과 '5000원 단일가'라는 퀵서비스 업계의 혁신을 가능케했다. 각 지역 수거기사와 배달기사를 나눠 배송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
김 대표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이정도로 커진 데엔 택배 기사들이 전국 배송을 2500원 단일가에 제공, 판매자와 구매자간 배송비 일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퀵서비스에서도 최초로 5000원 단일가를 실현, 시장 확장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룬 또다른 혁신은 배송 기사 '직접 고용'이다. 개인사업자 신분의 기사들에게 배송 요청 연결만 해주던 기존 퀵 서비스 업계 방식과 달리 원더스는 80여명의 자사 배송 기사들을 모두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원더스 전속 기사들로, 270만원 수준의 고정 급여를 받는다. 회사의 직원으로서 일을 하다보니 직업의식과 친절도 및 서비스 마인드도 높아져다는 것이 기사들 자체 평이다.
김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일할때의 고충을 회사에서 다 가져가니 일의 효율이 오르고 전문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며 "고정 급여에서 나오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장기 근속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검진, 복지 포인트 지급 등 기사들에 대한 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원더스 고객의 95%는 기업 고객이다. 서비스 시작 1년만에 2000여개의 거래사를 확보했다. 하루 평균 주문건수는 2200건에 달한다. 김 대표는 8월 중 손익분기점(BEP)인 일 주문건수 3500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8월부턴 모바일앱을 내세워 개인 이용자들까지 본격 공략한다. 앱 내에서 단 한번의 터치로 주문을 내고 기사가 방문하도록 하는 간편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원더스 김창수 대표 <사진=원더스> |
투자회사들도 원더스의 빠른 성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코사인인베스트먼트로부터 6억원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난 5월 케이큐브벤처스 등으로부터 13억원을 투자받았다.
8월 중 최근 인수한 안경렌즈 배송업체 '바른배송'을 통해 경기도 고양시(일산)와 성남시(분당), 인천광역시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다. 내년엔 5대 광역시에도 물류센터를 개설하고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론 동경, 홍콩 등 아시아 대도시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2020년 매출 목표를 4000억원으로 잡았다. 그는 "현재 전체 시장규모인 4조원의 10%만 가져간다고 해도 4000억원"이라며 "아주 보수적으로 책정한 수치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기업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