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이어 韓·日 롯데 지주사 경영도 손 떼..명예직만 남아
[뉴스핌=함지현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의 지주사격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물러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성년후견 개시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정신감정을 위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미 산하 제과 자회사 롯데 등의 이사에서도 퇴임한 신격호 명예회장이 롯데 그룹에 대한 경영 관여를 사실상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이번 주 인사 안을 채택하고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투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을 19.07%를 가진 최대주주이면서 일본 주요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현재는 총 네차례의 형제의 난에도 연거부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신 회장이 '한일 원탑'으로 일어서는 든든한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이미 임기가 만료된 한국과 일본 내 주요 계열사의 등기 이사직에서 줄줄이 퇴임해 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롯데자이언츠와 롯데쇼핑, 롯데건설 이사직에서 퇴임했다. 지난해에는 롯데호텔 대표이사, 롯데제과 사내이사, 부산롯데호텔 사내이사직을 각각 내려놨다.
이전에도 롯데상사, 롯데리아, 롯데로지스틱스, 대홍기획 등에서도 퇴임한 바 있어 현재는 롯데알미늄 등기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일본 롯데와 롯데아이스, 롯데물산, 롯데그린서비스, 롯데스트래직인베스트먼트, L투자회사 등 등기이사직에서 퇴임했다.
만약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퇴임하게 된다면 '신격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일본에서 명예회장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법적으로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직함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롯데알미늄의 등기이사직을 갖고 있어 법적으로 경영권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법원에서 한정후견 결정이 난 만큼 오는 8월 임기에 맞춰 퇴임이 점쳐지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법원에서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이 필요하다고 판결한 만큼 판단 및 사무처리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일본 상황을 예단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등기이사직을 연장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총괄회장이든 명예회장이든 법적으로 경영에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한국과 일본에서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게 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롯데 홀딩스의 전 부회장인 신동주가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이사로 선임을 요구하는 인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앞선 네 차례의 표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전력이 있는 만큼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