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고가도로, 공중공원 탈바꿈
도심 속에서 시민들이 즐기는 여유
열받은 콘크리트 한낮 이용은 글쎄
부족한 휴게공간·안전 우려 등 여전
[뉴스핌=이보람 기자] 서울역을 중심으로 서울 회현동부터 만리동을 잇는 고가 보행로 '서울로7017'이 오는 20일 개장 한 달을 맞는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정식 개장 이후 한 달 동안 서울로를 찾은 시민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6만7000여 명 넘는 시민들이 방문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인근 직장인 등 방문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 결과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뜨거운 관심만큼, 시민들의 평가도 다양했다. 시민 대부분은 도심 한가운데 고가 공원이 생겼다는 데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로7017' [서울시제공] |
이날 오전 서울로를 찾은 인근 직장인 김경현(남·42세)씨는 "점심을 일찍 먹고 산책을 하기 위해 서울로에 왔다"며 "항상 앉아있다보니 운동량이 부족했는데 서울로가 생긴 이후로는 거의 매일 점심 후 산책을 한다"고 전했다.
여자친구와 처음 서울로를 방문했다는 대학생 최성종(남·21)씨는 "근처에서 쇼핑하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서울로에서 산책까지 할 수 있어서 데이트코스로 제격"이라며 "도시 한 가운데에 이런 공원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서울로7017 곳곳에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천막을 추가 설치했다. |
개장 직후 지적됐던 그늘 부족이나 시설 미비 등의 문제의 경우, 서울시가 그늘막을 추가 설치하는 등 조치를 통해 다소 나아진 상황이다.
실제 서울로 곳곳에는 시민들이 앉을 수 있는 화단을 중심으로 천막(몽골텐트)이 새로 설치돼 있었다. 곳곳에 작은 상점들도 모두 문을 열고 정상적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때이른 폭염에 휴식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어린 자녀와 함께 서울로를 찾은 이하나(여·32세)씨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한낮에는 이용이 힘들 것 같다"며 "바람도 안불고 콘크리트가 열을 받아서 그런지 너무 뜨겁다"고 말했다.
주변 카페나 음식점들은 때아닌 함박웃음이다. 특히 주말마다 밀려드는 손님들로 서울로 개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근처 한 카페 직원 A(여·27세)씨는 "주말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없어 가게가 한산했는데 요즘엔 오히려 주말에 아르바이트생을 더 써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로7017에서 카페와 식당이 있는 대우재단빌딩 '서울테라스'로 연결되는 지점. |
서울로 개장에 맞춰 각종 음식점과 커피숍을 문 연 '서울테라스'의 경우, 서울로에서 건물로 바로 이어지는 구름다리가 있는데다 주말이면 구름다리에서 패션쇼가 펼쳐져 이미 서울로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서울역 인근 횡단보도가 부족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고 서울로에서 바로 이어지는 길목에 별다른 명소가 없다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김이은(여·55세)씨는 "지하철 출구를 잘못나왔더니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없어 올라오는 데까지 한참을 걸었다"며 "걸어서 남대문시장까지 가려고 하는데, 서울로에선 생각보다 꽤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로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난간 유리가 깨진 사고가 일어난 데다 서울로를 떠받치고 있는 교각 하단 콘크리트 곳곳에서 균열까지 발견됐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최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파악한 바로는 본질적 구조적 문제는 아니고 사소한 것들로 판단된다"며 "(수시로)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흉물 논란이 일었던 설치조형물 '슈즈트리'가 철거된 서울역 광장. |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