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회사 "기존 담배 대비 유해물질 90% 적어"
"일반 담배 대비 살충제 원료 3배 검출된 연구도 존재...유해성 확인"
[뉴스핌=김규희 기자] 직장인 박모(31)씨는 며칠 전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식당에서 식사중 옆 자리와 시비가 붙었다.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옆 자리에 담배를 밖에 나가서 피워줄 것을 부탁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이건 몸에 안 나쁘다”였다. 새로 나온 ‘궐련형’ 전자담배라며 몸에 전혀 이상 없다며 박 씨를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박 씨는 “기존 담배보다 덜 나쁘다는 것이지 몸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가 왜 담배연기를 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했다.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 [뉴시스] |
담배를 불로 태우지 않고 열로 찌는 방식인 궐련형 전자담배가 최근에 출시되면서 실내에서 흡연하는 흡연가들이 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담배와 비교해 유해성의 거의 없다며 당당하게 실내흡연을 즐기고 있다.
말보로를 제조·판매하는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를 국내 출시했다. 필립모리스는 담뱃잎으로 만든 고체형 스틱을 불로 태우지 않고 열로 찌는 방식이라 몸에 덜 해롭다고 주장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은 해외 연구기관에 의뢰해 54가지 유해물질을 분석한 결과 아이코스 증기 속 유해물질은 일반 담배 연기의 평균 10%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는 간접흡연의 경우에도 유해성이 덜하다고 주장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열 담배와 일반 담배를 피운 뒤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 유해물질 7가지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2가지는 일반 담배에 비해 매우 소량 검출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자담배의 유해성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11일 실시한 ‘궐련담배 및 전자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검사 결과 전자담배 35종의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가 검출됐고, 유해성분인 니코틴, 아세톤, 프로피오달데히드가 확인됐다.
이들 물질은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기종, 관상동맥질환, 만성기관지염, 당뇨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에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11일 실시한 ‘궐련담배 및 전자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검사 결과 뿐 아니라 최근 스위스 베른대 연구팀이 발표한 아이코스 증기에서 합성 원료, 살충제 원료인 아세나프텐이 일반 담배의 3배 수준으로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유해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연단체 한 관계자는 “연기가 잘 보이지 않고, 기존담배 대비 유해물질이 90% 적게 배출된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라며 “담배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100가지가 넘는다. 흡연과 간접흡연 모두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