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가산금리 격차 연중 최저…당분간 지속될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가산금리 격차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상대적으로 높게 적용하던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수준이 비슷해진 것이다.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결과다.
23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 격차는 0.07%p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1.40%로 가장 낮은 가산금리를 보였고 이어 KEB하나은행이 1.42%를 나타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45%, 1.47%의 평균 가산금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산금리 평균의 격차가 0.29%p까지 벌어졌던 것을 보면 사실상 가산금리가 하향 안정화한 것. 이에 따라 지난달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3.34%로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
이렇게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같아진 것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금리인상 직후 국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자 금융당국은 수차례 “가산금리 체계를 들여다 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체계 점검했다.
이 때문에 비교적 가산금리가 높던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가산금리는 지난 1월을 고점으로 단 한번의 상승도 없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비교적 안전한 여신상품인 주담대를 늘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도 작용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던 가산금리를 지난달 0.05%p 인상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너무 많이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결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주담대 가산금리는 현재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측은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낮으면 대출을 받으라는 이야기인데, 금리가 높다고 서민 죽는다고 하는 정부의 판단이 아이러니하다”며 “시장의 시각에서 보면 가계부채 조절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