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의 투자가 거품을 점점 부풀게 한다는 우려가 제시돼 주목된다. 헬스케어 웨어러블이나 전기차 등에서 거품을 일으키고 이것이 순환고리를 만들어 간다는 논리다.
비록 2000년 초의 닷컴 붕괴와는 달리 지금은 '닷컴(.com)'만으로 는 충분하지 않지만 그래도 공유경제 모델 기반의 기업들은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이익을 시현하거나 주주에게 배당할 필요가 없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때 웨어러블 기기 유망 기업이었던 헬스케어 웨어러블 스타트업 '조본(Jawbone)'이 지난 2014년에는 최대 32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회사가 사업부문별로 조각조각 팔려나가고 있다"는 칼럼니스트 라나 포로하의 글을 보도했다.
포로하는 "세쿼이아와 안드레센호로위츠 등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등이 가치를 인정해 9억51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지원받은 조본이 쇠락한 이유는 회사의 자체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쿠웨이트 국부펀드의 도움을 받아 연명하고 있지만, 국부펀드란 실리콘 밸리의 스마트 투자 자금이 아닌지라 별로 징조가 좋지는 않다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포로하에 따르면, 조본보다 규모가 작은 회사였다면 인수합병(M&A)대상이 되거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것이지만 조본은 그렇지 못하고 운명을 다해가는 양상인데, 이는 실리콘 밸리의 거품경제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표본이 되고 있다.
이번 실리콘 밸리의 거품은 지난 2000년의 닷컴 붕괴와는 다르다.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닷컴(.com)'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지만 공유경제 모델 기반의 기업들은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이익을 시현하거나 주주에게 배당할 필요가 없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거품이 생기는 여지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
포로하는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등이 계속 투자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의 가치를 계속 부풀게 하고 있다"며 "스마트 투자자금이 서로 주고받고 하면서 붕괴가 오기전에 2차시장을 통해 자금회수를 노리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같이 새롭고-새로운 것에 대한 투자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매우 적은 기업만이 살아남아 성공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포로하는 "헨리 포드가 조립라인을 가동할 당시에 약 2000개의 자동차 회사가 있었고, 자동차 섹터에 투자하는 것 자체는 맞는 투자방향이었지만 이들 2000개 기업에 모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고 워런 버핏이 나에게 말해줬다"고 전했다.
오늘날 저수익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인 넘쳐나는 투자자금들이 실리콘 밸리로 몰리는 오늘날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가치가 터무니 없다는 것이다.
포로하가 소개한 구글과 카네기멜론대학교의 공동연구 결과도 "보다 정확한 리서치나 보다 예리한 암 진단 등은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에서 나오는 것이지 결코 우수한 알고리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줬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 운영자가 아닌 이상은 기업가치를 자세히 들여다 봐야한다는 것이 포루하의 결론이다. 그는 "거대한 플랫폼 운영회사들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버블경제를 감당하겠지만, 대부분의 다른 기술기업들은 가치를 보다 세심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