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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기?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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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옵션? "측정 불가능한 막대한 비용"
중국에 내민 '주먹'.. '제재와 압박' 우선 예상

[뉴스핌=김사헌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사실상 완성하자, 한반도 정세가 다시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과 뉴욕 금융 시장은 안보 위협과 극도의 지정학적인 충격에도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새로운 변화가 몰고 올 정치 외교적 파장은 물론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할 수 있다.

이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주변국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 시나리오와 그 현실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도 아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뉴시스>
북한은 28일 밤 11시 41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그래픽=뉴시스>

트럼프 정부나 우리나라 정부 내에서도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라는 전통적 해법은 소용이 없게 된 게 아니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 무기와 ICBM 능력 확보를 인정하는 선에서 새판을 짜야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강경한 군사적 대응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면서 한반도 8월 위기설이 불거지는 실정이다.

그 동안 미국은 대화와 협상의 문을 열어 놓으면서도 중국 등 주변 당사국을 통한 압박은 물론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통한 압박에 힘을 싣고, 핵과 미사일 포기를 대화의 전제로 제시해왔다. 이런 대응 방식은 북한의 핵 무기 기술이 완성됨에 따라 모두 실패한 셈이다.

보다 강경하지만 실제로 사용하지 못한 카드도 있다. 대북 선제 타격이란 군사적 옵션 외에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차단,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과 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제거 시도 등이 그것이다. 이들 카드는 여전히 사용할 수 있지만, 새로운 전략 하에서 운용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1. 군사적 옵션: '예방적 선제 타격'? "비용 막대"

실제로 한미 양국은 북한 ICBM 발사 때마다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 훈련을 하고 전략 자산 증파를 검토했다. 나아가 핵과 미사일 시설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예방적 선제타격론'도 제기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달 29일 새벽 5시 45분경 동해안에서 전날 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국군의 현무-2와 미 8군의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켰다"고 밝혔다.<사진=합동참모본부(국방홍보원) 제공>

앞서 31일 니키 헤일리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가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소집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서 강경한 군사 옵션이 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물론 헤일리 대사는 "대화의 시간이 끝났다"고 강조하며 은근히 군사적 옵션을 건드린 것은 "중국이 결정적으로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태도로 분석된다,

같은 날 제프 데이비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ICBM 발사 직후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에 출격한 것에 대해 북한의 실험 전부터 출격이 예정된 것인데 도착이 하루 앞당겨진 것이라면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군사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군사적 옵션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실제로 조지프 던포드(Joseph Dunford) 한미 합장의장은 앞서 한 외교포럼에서 "북한은 미국이 직면한 넘버1 도전"이라면서 군사적 충돌이 가져올 충격에 대해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unimaginable)'이란 말을 쓰는데 나는 그 말을 조금바꿔서 우리 중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끔찍한 인명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서울과 도쿄의 인구 2300만명을 담보로 해야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의 전쟁이 발생할 경우 그 범위와 강도는 예측이 불가능한 수준이며, 희생은 아시아태평양 전역을 황폐화할 정도가 될 수 있고, 나아가 미국에 대한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클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발언을 인용, 핵 개발 능력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김정은을 제거하는 다양한 대북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핵 무기 개발 의도가 없는 장성이나 파벌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린다면 동북아 안보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 '세컨더리 보이콧': "그러나 중국과 손 잡아야"

미국이 두 번째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카드는 바로 중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신속하게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가, 지금은 '말 뿐이다'라며 중국을 힐난하면서 미국과 무역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블룸버그통신>

이번 주 안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 자문역들이 철강 관련 관세나 수입 제한 등의 무역 제한을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도입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이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기업과 개인을 추가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다. 북한의 교역이 대부분 중국과 러시아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최대의 압박 카드로 거론된다.

중국은 이에 대해 북한 문제를 다른 중미 사안과 결부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이번 사안은 미국과 북한, 두 당사자가 해결할 문제이며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을 너무 심하게 옥죌 경우 김정은 정권 자체가 붕괴되면서 중국으로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제한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미국 등 서방국의 주도로 남북이 통일되는 것 역시 원치 않는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에 나설 경우 파장도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중국 전문가 니콜라스 라디(Nicholas Lardy) 선임 연구원은 이 경우 중국이 미국 곡물 수입을 급격히 줄여 농산물 가격 폭락과 함께 미국 메이저 농업 수출기업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미국 보잉사의 비행기 구매를 중단하는 등 두 단계의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 정권 교체라는 카드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를 버리고 중국과 손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헬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렉스 틸러슨과 같은 트럼트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상황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 사전 합의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조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우려를 덜기 위해 북한 정권 붕괴 후 주한미군 철수 약속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3. 일단 제재와 압박… "어렵고 멀어도 대화의 길이 최선"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을 통제할 것이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구체적인 방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이제까지 해법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읽히지만, 또한 새로운 해법을 내놓기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한 것이 없다고 비판한 뒤,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국은 한 게 뭐가 있느냐'며 반격하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서 말 뿐이라고 언급한 것 외에도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과 교역이란 연결고리를 통해 경제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정치적 외교적 방법으로 포괄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동 로드맵을 발전시켰으니 즉시 대화를 재개하라"고 비판했다. 중국 역시 "워싱턴과 평양이 오늘날 긴장 강화나 앞으로의 긴장 완화에 대해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중국이 무엇을 하든 그 실천적인 함의는 미국과 북한 양국의 결정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의 "대화의 시간은 끝났다"는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가 제시하는 로드맵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일차적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란듯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하고 북한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직접적인 제재에 나설 것을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도 강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당장은 '제재와 압박'이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의 중심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사국의 대화를 작금의 해법으로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좀더 긴 안목으로 보면 인내심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인 한반도 해법이다.

클린턴 정부 시절에 국가 안보 자문역을 지낸 짐 스타인버그 씨는 "잠재적인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오바마 정부가 내세운 '전략적 인내'를 좀더 지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과잉 반응하지 말고 계속 압박과 외교를 밀어붙이는 좀 더 긴 게임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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