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신수종 사업서도 부진, 2020년 50조 불투명
사상 초유 총수 부재로 미래 먹거리 '큰그림' 한계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삼성전자가 '5대 신수종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삼성은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상황이 걸림돌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가지다. 이들 5대 사업을 2020년 매출 5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지난 2010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이같은 목표 달성은 불투명하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복제약 '암랄디'가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최종 판매허가를 받으며 사업 물꼬를 텄지만 영업실적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아직 적자상태다. 두 회사의 지난해말 매출액은 4421억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의료기기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메디슨 역시 지난해 매출액 2599억원, 영업적자 252억원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 831억원, 영업이익 92억원으로 8분기만에 흑자전환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메디슨과 함께 영상진단기기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다.
태양광 사업은 진작에 손을 뗐다. 삼성SDI가 2011년 7월 삼성전자 태양전지 사업을 1613억원에 양수했지만 중국 등의 저가공세로 고전하다 이듬해 생산을 중단하고 손실 처리했다.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2000억원을 투자해 2011년 미국의 태양광 업체인 선에디슨과 합작법인을 세웠으나 2013년 지분 35%를 넘기면서 투자금 회수에 나섰고 2015년 결국 완전히 정리했다. 삼성정밀화학 회사 전체는 롯데에 매각됐다.
LED 사업 역시 신수종 사업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삼성전자가 2012년 삼성LED를 흡수합병하면서 사업부 규모로 출범했지만 지난 2015년말 인사를 통해 사업팀으로 축소한 상황이다. LED 사업의 영업권에 대한 792억원의 손상차손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자동차용 전지사업은 삼성SDI가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측은 유럽, 인도 등을 대체 거래선으로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2020년을 3년 앞둔 현재, 살려야 할 사업과 발을 빼야할 사업을 서둘러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화학과 방산 계열사를 매각하고 전자를 중심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해 온 것도 마래 준비를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윤정구 이화여대 교수는 "신수종 사업은 성공 확률보다 실패할 위험이 더 크다"며 "삼성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한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에 앞서 사업 구조조정을 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
현재 사상 초유의 총수 실형 사태를 맞은 삼성으로서는 미래 먹거리 '큰그림'을 그리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한번 뒤쳐지면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콘트롤타워의 부재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재계는 삼성이 총수 부재 속에 실적에만 주력한다면 더 어려운 지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이외 전 계열사에 전문경영인 중심의 자율경영을 강화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기존사업에 경고등은 켜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행진중이다. 하지만 업계 판도변화가 예고된 상황. 낸드플레시 3위기업인 웨스턴디지털(17.5%)이 2위인 도시바(17.5%) 메모리사업 인수에 나선 상황이고 성사시 삼성전자(35.6%)와 대등한 점유율을 갖게 된다.
한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위기극복'을 강조하며 사상 초유의 총수 실형선고에 따른 혼란 수습에 나섰다. 그는 "불확실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우리 모두 흔들림 없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며 "경영진도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