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240번 버스기사 해고 청원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뉴스핌=김세혁 기자] "240번 버스기사를 해임해 주십시오!"
하루 만에 반전 결과를 맞은 '240번 버스 소동'의 청와대 청원글이 그대로 방치돼 공분을 사고 있다.
1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전날 날짜로 등록된 청원글 '240번 버스기사를 고발합니다'가 60명이 참여한 채 남아있다.
청원 게시자는 서울시내를 오가는 240번 버스기사가 승객 편의와 안전을 무시했으므로 해고해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문제의 청원은 11일 서울버스운송조합에 올라온 시민 제보에서 출발했다. 제보자는 자신이 타고 있던 240번 버스에서 5세쯤 된 여자아이만 승객에 휩쓸려 내리고 엄마는 하차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제보자는 차를 세워달라고 울며불며 하소연하는 아이 엄마를 기사가 무시했으며, 욕설까지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적잖은 언론들이 사실확인 없이 240번 버스기사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네티즌 비난이 폭풍처럼 몰아쳤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서울시 조사 결과 무책임한 제보임이 드러났다. 아이는 7세였고 스스로 하차했다. 기사는 차가 2차선에 진입해 다음 정류장에 내려주겠다며 아이 엄마를 달랬으며, 욕설은 기사가 아닌 아이 엄마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진 뒤 아이 엄마가 버스 내부 CCTV 공개를 반대한다는 소식에 적잖은 네티즌들이 충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 강도 높은 비난과 함께 기사 해고를 요구한 청와대 청원글을 보는 네티즌들은 씁쓸하다. 남이야 어찌되든, 자기가 무슨 글을 썼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행태가 우리나라 사이버문화의 민낯이라는 지적. 문제의 청원글에는 "제대로된 글도 읽지 않은채 '아직도 이런 버스기사들이 있네' 말하는 분들이 있다. 청와대 청원글에 반대도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등록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