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몰조항 등 수용 불가한 요구 제기
[뉴스핌=김성수 기자]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도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3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멕시코시티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몰조항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미국 제안만으로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블룸버그> |
트뤼도 총리는 전날 나프타 4차 개정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어 나프타 협정 폐기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쪽 제안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일몰조항 삽입이다. 일몰조항에 따르면 협정 참가 3개국이 이 협정을 유지하겠다고 정기적으로 찬성하지 않으면 협정이 자동적으로 폐기된다.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재계에서는 이 조항이 나프타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심는 것으로 사실상 폐기 조항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또 원산지 규정의 대폭 강화도 주장하고 있다. 나프타 적용을 받으려면 현재는 제품 가치와 부품의 62.5%가 회원국에서 생산돼야 하는데, 이를 85%까지 올려야 한다는 제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멕시코와 캐나다 기업들의 미국 연방정부 계약 수주 제한, 투자자-국가 분쟁소송 제도 철폐도 주장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를 폐기하겠다고 협박해 상대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협상전술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나프타 없이 미국과 캐나다 간 양자 무역협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니에토 대통령은 이를 두고 순전히 억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사건에서 다소 비관적이거나 갈등이 확대되는 부분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협상에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나프타를 지키고 3개 국가 국민들의 미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미국과 캐나다가 서로 도왔던 역사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우방국"이라며 "이는 어려울 때마다 서로를 위해 있어 준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