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 부사령관, 미 민주당 서한에서 주장
[뉴스핌=이영기 기자] 전직 미국 국방부 지휘관이 북한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된다.
전 주한미군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이었던 잔-마크 주아스 중장은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2만8500여명인데 반해 북한군은 120만명에 이르고 또 군사보급품이 한국에 도달하는데는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서한을 미국 의회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했다.
9일(현지시각) 뉴스위크지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유엔사 부사령관과 제7 공군 사령관으로 한국에서 근무한 주아스 중장이 "주한 미군이 현재 2만 8500명가량 주둔해있으나 북한의 병력에 완전히 압도될 것이고, 한국군이 전투의 대부분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테드 리우 등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아스는 "한국 전쟁 이후 발생했던 모든 충돌 사태와는 달리 이제 우리(미군)는 적대 행위가 시작되기 전에 병력을 증강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군의 병력은 120만명 내외로 추산된다.
주아스는 또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미군 지원군, 군사 장비, 보급품 등이 한반도에 도착하는 데 몇 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 지원군이 도착하면 그들의 기지가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화학무기의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을 것이고, 이런 이유로 이들이 실제 전투에 가담하는 게 더 늦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아스는 "서울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 로켓포, 미사일 등을 제압하는 데에 며칠이 걸리고, 그 사이에 2500만 명가량이 거주하는 수도권에서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며 수십만 명에 달하는 비전투 미국인을 소개해야 하는 위기 사태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정권이 핵무기나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한국 일반 국민 보호와 미국인 소개 작전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아스의 결론은 아무리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미국의 군사적 행위는 북한과의 전면전으로 이어지고 북한의 핵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뉴스위크는 북한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할 수도 있다고 주아스가 경고했다고 기사제목을 달았다. 리우 의원도 미군이 첨단 장비와 세계 최강의 공군력을 자랑하고 있으나 북한이 대규모 군대를 서울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급파하면 미군의 이런 군사력의 우위가 무위에 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우 의원은 "북한군이 서울에 도달하면 한·미 연합군은 북한군에 압도될 것이고, 공군력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아스의 서한은 북한의 핵시설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이라는 미 국방부의 의회 답변 바로 다음에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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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