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불출마 의사 밝혀
내년 8월 당 대표 출마 또는 재충전으로 선택지 좁혀져
[뉴스핌=조세훈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8일 내년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도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안희정 지사의 행보는 내년 8월 당대표 선거를 통해 중앙정치에 들어오거나 일정 기간 휴지기를 갖고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선택지가 좁혀졌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8일 도청 대회의실서 2017년도 송년기자회견을 갖고 3선 도지사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내년 6월까지 8년간의 도정을 잘 마무리하고 3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묻자 "현재로서는 보궐선거 출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남은 기간 임기(2018년 6월 30일)를 마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정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안 지사가 충남 지역 재보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전 120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충남지역 외에 출마하려면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안 지사가 도지사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신만의 정치 철학 가진 안 지사는 산술적인 이해타산보다는 신념에 따른 판단을 해왔다. 이번 결정도 그 선상"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도민과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기 위해 임기를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후 치러지는 8월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중앙정치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안 지사 측근 인사들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드러난 취약한 조직력을 보완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기반을 단단히 다져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당 대표로의 등판 시기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안 지사와 밀접한 민주당 내 한 의원은 "안 지사가 내년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에 부정적"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집권 초기인 정부와 각을 세우거나 순종하는 형태가 나올텐데 이 두 가지 모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적 지지가 높은 문재인정부 초반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되는 것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안 지사가 도지사 임기 이후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평가되기에 내년 지방선거가 아니더라도 안 지사가 원내에 진입할 기회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안 지사는 자신이 이해한 만큼 말하고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며 "대선 기간 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된 부분에 대해 복기해보면서 사회 전반에 대해 우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경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에 낙선한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당 대표로 복귀한 것도 이런 맥락이 배경이 됐다.
안 지사는 정치권 안팎의 흐름과 당내 분위기를 지켜보며 앞으로의 정치 일정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