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한국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그래픽노블에 도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첫 그래픽노블 '얼굴'은 1970년대 대한민국, 사회적 약자를 멸시하는 시선 속에서 억압받고 잊혀져간 한 여인의 기구한 일생을 그린다.
'얼굴'은 30년 전 사망한 여인의 유골이 신시가지 개발 과정에서 발견되면서 그의 아들이 다큐멘터리 PD와 죽음에 얽힌 사연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내, 어머니, 가족으로서 분명히 존재했으나 이제는 그 얼굴이 지워진 채 모든 사람에게 '못생긴 괴물'로만 기억되는 여인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2003년 1인 제작으로 완성된 데뷔작 '지옥'부터 '돼지의 왕' '사이비'에 이르기까지 연상호 감독의 작품은 사회의 폐부를 향한 냉철한 시선으로 인간과 현실의 잔인한 속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이후 11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부산행',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염력'은 변화한 연상호 감독의 도전을 상징한다.
반면 그래픽노블 '얼굴'은 연상호 감독 스스로 '가장 자유로운 상태'에서 만들어냈다고 공언한 것처럼, 특유의 암울한 현실과 신랄한 주제 의식을 '만화'를 통해 풀어냈다. 연상호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과 결말을 본 후 며칠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특유의 뒷맛을 그대로 간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세미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