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사랑으로부영 아파트 사업비 부풀린 정황
"분양용을 임대용으로 착각" 해명 석연치 않아
'조세포탈·횡령' 이중근 회장 구속‥"범죄 혐의 소명"
[뉴스핌=김준희 수습기자] 부영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업계획을 변경, 아파트 분양가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분양가 부풀리기는 7일 구속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주요 혐의 중 하나다.
화성동탄2지구 부영아파트 <사진=홍형곤 기자> |
화성시에 따르면 부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2015년 6월25일자로 화성동탄2지구 ‘사랑으로부영’ 아파트 신축공사에 대한 사업계획변경을 승인 받았다.
화성동탄2지구 ‘사랑으로부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한 동탄2택지개발지구 내에 건설된 대단위 분양 아파트다. 부영은 2012년 6월 LH로부터 동탄2택지개발지구 내 A23블록과 A31블록을 구입했으며, 4년여 만인 지난해 총 31동, 2000여 세대 규모의 동탄2 사랑으로부영 아파트를 완공했다.
사업계획변경은 사업비 및 자금계획 수정이 핵심이다. 부영은 A23블록 사업비를 3216억5973만원에서 4658억4864만원으로, A31 블록 사업비는 2118억5679만원에서 2999억5092만원으로 높였다.
이로써 불과 한 달 전 2차 사업계획변경 때 5335억원이던 동탄2 사랑으로부영 총사업비는 7657억원으로, 2322억원(43.5%) 늘어나게 됐다.
부영의 사업비 증액 이유는 사업비 산출 착오(임대아파트 산출기준 적용)다. 부영측은 “당초 임대아파트로 건설하려다 분양아파트로 계획을 바꾸다 보니 자연히 사업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초 임대아파트를 계획했다는 부영의 해명을 수긍하기는 어렵다. 동탄 택지개발지구를 개발한 LH는 부영에 A23블록•A31블록을 ‘분양용’으로 판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LH 공공주택사업 관계자는 “준공 후 지자체와 협의하는 게 아니라면 분양용이었던 택지는 LH에서 지구개발계획을 임대로 바꿔줘야 가능한 것”이라며 “건설사가 임의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성시 동탄2지구 담당자는 "분양용 택지를 임대용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규제 자체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도 "상식적으로 임대용보다 비싼 분양용 택지로 임대용을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부영도 화성시에 최초로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때 ‘분양’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2014년 11월 부영이 화성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승인신청서에는 주택 구분이 ‘국민(공공임대)’이 아닌 ‘민영(분양)’으로 표시돼 있다.
이에 대해 부영측은 “담당자 착오로 분양으로 신청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업비 증액은 결국 건축비 상향으로 이어졌다. 경실련이 공개한 ‘화성동탄2지구 부영아파트 건축비 공개 현황’에 따르면 부영의 사업비 증액 이후 23블록 아파트의 평당 건축비는 345만원, 31블록은 328만원 증가했다. 해당 블록의 아파트가 주로 25평형(84㎡)임을 고려하면 가구당 건축비가 8,500만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건축비가 상승하면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밀가루 값이 30% 오르면 짜장면 값 올려야 할 것 아닌가. (건설)원가가 늘면 한 번에 그대로를 반영할 순 없어도 일부는 반영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화성동탄2지구 23블록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450~1550만원, 31블록 아파트는 3.3㎡당 1350~1550만원 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아파트 소유자 A씨는 “상식적으로 처음부터 임대 분양가로 건설비를 산출했다는 변명이 말이 안 된다”며 “생각보다 돈이 안 되니까 사업비를 올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준희 수습기자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