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유정 여행전문기자] 일주일간의 태국 방콕 출장으로 인해 캐리어에는 27kg이라는 숫자와 헤비(Heavy)라고 적힌 딱지가 붙었다. 여름과 겨울을 오가다 보니 두 계절을 전부 준비한 탓일까. 헤비한 캐리어와 함께 강릉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든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을 찾는 외국인여행객의 마음으로 직접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과 강릉을 잇는 KTX를 타봤다.
평소보다 짐 검사를 철저하게 해 늦게 나와 기다리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김유정 기자> |
우선 인천공항에 도착해 수속하고 나오니 6시 10분. 8시11분 KTX를 예매했지만 일찍 나와 7시11분 열차를 타볼까하고 코레일 앱에 접속하니 5일 오전 물량이 매진이다. 다행인지 평소보다 짐이 늦게 나왔다. 오전 5시57분에 도착한 항공편이었는데도 7시17분이나 돼서 받았다. 다른 여행객들의 짐에도 특별검사를 요하는 자물쇠가 달린 캐리어가 평소보다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평창올림픽 때문에 짐 검사를 평소보다 철저하게 해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연신 공항 내 방송이 나왔다. 또 선수단의 장비를 따로 관리해주는 코너가 마련돼 평창올림픽의 도우미들이 멕시코에서 도착한 선수들의 장비를 챙겨주는 모습이 보였다.
도착한지 1시간 20분 만에 받은 캐리어. 그 이후에도 기다리고 있는 여행객이 다수 있었다. <사진=김유정 기자> |
짐을 찾아 1층 입국장으로 나오니 게임즈 커넥션이라는 배너가 여러개 설치돼 있으며 따로 인포메이션 데스크도 마련돼 있어 평창올림픽 티켓 구매한 외국인여행객을 위한 곳이냐고 묻자 선수나 올림픽 관련자를 위한 인포메이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강릉시외버스터미널을 가는 공항버스는 다수 운영되고 있으며 비교적 좌석이 여유로웠다. <사진=김유정 기자> |
KTX가 매진일 경우가 염려돼 공항관광센터에 문의하니 공항에서 강릉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4대있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자동 공항버스 발권기에 조회해보니 강릉시외버스터미널을 가는 버스는 거의 매시간에 한 대씩 운영되고 있었고 좌석도 여유로웠다. 하지만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KTX에 비하면 1시간 30분정도 더 소요되는 4시간 정도 걸리는 점이 아쉬웠지만, 가격이 3만원으로 KTX보다 1만원 정도 저렴해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좋을 듯 하다. 설날 연휴에는 귀성객과 맞물려 KTX를 구하기 어려워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많았던 점을 고려해 보면 코리아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KTX를 증편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공항철도라고 쓰여있지만 KTX도 탈 수 있는 방향이니 염려말고 길을 따라가자 <사진=김유정 기자> |
캐리어를 받아 나오니 5번 출구 앞에 공항철도와 KTX를 탈 수 있는 화살표가 표시돼 있었다. 화살표를 따라 내려가니 평창올림픽 측에서 준비한 배너도 자주 마련돼 있어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공항철도라고 표시만 돼 있는 입구에서는 잠시 망설여졌다. 참고로 공항철도를 타는 곳과 KTX를 타는 곳은 같다. 입구에 다다르니 공항철도 입구와 KTX입구나 나뉘어져 있다. 경찰이 배치돼 캐리어는 물론 소지한 소지품 전부를 검사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안전한 올림픽을 위한 것이라고 불편을 감수해줘서 고맙다며 물티슈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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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 검색에서 KTX역까지 6분이 소요된다고 했지만 캐리어를 끌고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니 10분 정도 걸렸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KTX역까지 10분 정도면 충분히 가깝고 편리하다. 도착하니 7시 50분으로 역에는 한명도 없었다. 8시가 되자 캐리어를 끌고 오는 외국인 무리가 보였다. 8시 5분에 열차가 진입해 캐리어를 들고 한명씩 열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서로 아는 사이같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 외국인 남자가 다른 여행객의 캐리어를 들어주는 등 호의를 보였다. 물론 마지막으로 탑승한 내 캐리어까지 함께 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탑승하니 KTX 열차 안에 마련된 캐리어 보관함을 꽉 차 있었다. 다행히 자리 뒤편에 공간이 있어 캐리어를 그곳에 넣어두었다. 유럽의 열차에 비교하면 우리는 국내이용객이 다수 이용하다보니 캐리어 넣을 공간이 비교적 크게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제일 높은 칸까지 캐리어가 꽉 차 있었다. <사진=김유정 기자> |
KTX는 처음에는 공항철도와 같은 노선을 공유하다가 경의 중앙선으로 갈아타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비어있던 좌석 전부가 찼다. 진부에도 열차가 정차를 했지만 대부분의 승객이 그대로 남아 종착역인 강릉역에서 내리게 됐다. 내릴 때는 다행히 역무원이 캐리어 내리는 것을 도와줘 편하게 내릴 수 있었다. 강릉역도 새로 마련된 만큼 캐리어를 운반하기 쉽게 에스컬레이터가 구비돼 있었다. 다만 엘리베이터는 보안상의 이유로 열차가 운항하기 전 10분전에만 운영되고 있 다. 강릉에서 머물지 않고 당일치기로 돌아가야 하기에 강릉역 라커에 캐리어를 맡기려고 하는데 라커가 눈에 띄지 않았다.
강릉역 관광안내센터에서 한달동안 운영되고 있던 라커가 없다고 안내했다. <사진=김유정 기자> |
KTX 인포메인션에도 관광교통안내에도 아무도 없어 정처없이 헤매다가 강릉역 관광안내센터에 라커의 유무를 문의했다. 라커가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아 강릉역사 내 코레일 안내센터에 다시 문의를 하니 고객지원센터 옆에 라커가 설치돼 있다고 답한다. 다시 강릉역 관광안내센터에 라커가 있다고 하는데 왜 없다고 했냐고 물으니 자원봉사자라는 문화해설사는 “원래 없었는데, 생겼나보네요”라는 무성의한 답변을 했다. 기자가 사진을 찍자 “진짜 없었다니까요”라고 소리쳤다.
총 36개의 라커가 운영되고 있다<사진=김유정 기자> |
강릉역에 설치돼 있는 라커 <사진=김유정 기자> |
고객지원센터 옆으로 가니 새 것으로 보이는 라커가 설치돼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카드가 잘 읽혀지지 않아 현금으로 계산을 했지만 78×51×28cm 크기인 캐리어도 라커에 거뜬이 들어갈 만큼의 라커가 마련돼 있어 만족스러웠다. 무거운 캐리어를 낑낑 대면서 넣고 있으니 한 역무원(김수기 강릉관리역 여행센터장)이 다가와 도와주며 큰 캐리어도 들어간다면서 안도했다. 그에게 강릉역 관광안내센터에서 라커가 없다고 했다고 말하니 “강릉시에서 운영되는 강릉역 관광안내센터는 자주 사람이 교체되다 보니 라커가 설치된 지 한 달이 되었는데도 자꾸 없다고 안내하는 바람에 곤혹스럽다”며 “오늘 역시 라커 안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데도 없다고 안내하니 답답하다”고 대답했다.
택시기사는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택시 제도를 모르고 있었다<사진=김유정 기자> |
택시를 탈 수 있는 1번 출구로 나와 택시를 타 강릉미디어센터가 위치해 있는 씨마크 호텔로 가자고 말했다. 개인택시 기사인 택시기사에게 외국인 여행객을 많이 태웠냐 물으니 관계자나 선수는 많이 태워봤다고 답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2018강원도 구석구석 택시투어에 대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물으니 택시기사는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2만180원이면 8시간 이내를 관광할 수 있는 택시라고 설명하자 보통은 20만원을 받는다고 그런 택시가 운영되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강릉 출신으로서 이번 올림픽을 기회로 많은 관광객이 오길 바란다며 강릉은 겨울에도 좋지만 봄에는 서울의 윤중로보다 멋진 벚꽃길이 기다린다고 그 때 다시 강릉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youz@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