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평창올림픽이 한일 간 감정 싸움의 장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2일 아사히신문은 정치적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들이 올림픽 초반부터 계속되고 있다며 "대회 초반부터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욱일기와 비슷한 형상의 모자를 쓴 니시 노부유키(西伸幸) 선수(오른쪽) <사진=국제올림픽위원회 공식 인스타그램> |
신문이 든 대표적인 사례는 프리스타일스키 모굴에 출전하는 니시 노부유키(西伸幸) 선수의 모자 논란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인스타그램에 니시 선수가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이에 해당 사진을 본 한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니시 선수는 "스위스에서 구매한 모자"라며 "나쁘다는 인식은 없었지만 많은 분께 폐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도 혼동을 줄 수 있는 복장은 자제하라고 니시 선수에게 주의를 줬다.
하지만 신문은 인터넷에서 니시 선수를 향한 한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지나치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스포츠 경기에서 욱일기가 문제가 됐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제까지 문제가 됐던 사례들과 달리 이번엔 욱일기가 분명하게 나온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북한 응원단이 든 한반도기도 한일 갈등에 불을 지폈다. 10일 북한 응원단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응원에서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들었던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정치적 논란을 없애기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따라 공식 행사에선 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한반도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 행사가 아닌, 관중들이 들고 오는 깃발에 대해서는 제재가 없다. 신문은 "개막식 합동 입장 때도 관객석에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가 있었다"며 "경기장과 관객석이 스포츠로 하나가 됐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11일엔 아이스댄스 한국팀이 민요 '아리랑'을 연기 곡으로 선택했지만 "독도여 어젯밤은 잘 잤는가"라는 가사가 포함돼 있어, IOC와 논의 후 해당 부분을 제거하는 일도 있었다. 해당 가사가 영토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신문은 평창올림픽에서 "한국과 일본이 인터넷에서 서로를 향하는 말은 진흙탕이다"라며 "스포츠를 통해 서로를 공격할 구실을 찾아 도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상에서 차별적 언행을 감시하는 '반레이시즘 정보센터'의 량영성(梁英聖) 대표는 "양국의 여론이 감정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어떤 행동을 금지할 것인지 각국 올림픽 위원회 등이 모여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