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야심 견제…트럼프 정책에 신뢰도 후퇴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동남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줄고 인도의 입지가 점차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동남아시아에서 오랜 기간 주도적 입지를 다져왔던 중국과 미국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인도가 전략적 파트너 대안으로 선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블룸버그> |
이번 주 미국 외교협회(CFR)는 “특정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과 미국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 대상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각화 노력의 핵심은 “인도와의 협력”이라며 중국에 더 강력한 균형추이며 미국의 영향력 축소에 대한 헤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마련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나 테러 관련 정보 공유 노력도 역내 협력 강화를 위한 동남아 국가들의 움직임의 일환이다.
동남아 국가들이 역내 협력을 강화하는 동안 미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협력국이란 이미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입산 알루미늄이나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경질과 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점차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필립 윤 플라우셰어스펀드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틸러슨 경질 태도나 북한과의 정상회담 결정 등이 미국은 점차 신뢰할 수 없다는 이미지를 아시아에 심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동남아 국가들이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를 자랑해 왔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미 정상회담 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힘의 균형에 적응해야 한다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발언도 달라진 역내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중국의 야심에 대한 견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동방정책(Act East)'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캄보디아나 태국 등 일부 국가들은 일대일로에 반대 의견을 내지 않고 있지만, 베트남 등은 인도 등과 힘을 합치는 모양새다.
이달 초 모디 총리와 마주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양국간 방위시설 협력 확대와 공동 국제수로 개발 등을 약속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프리티 사란 인도 외교차관은 “아세안 국가 수장들이 모두 인도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더 강력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도 뉴델리 옵서버 리서치재단은 지난달 리포트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에서 점차 강력해지는 인도를 점차 받아들이는 반면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등은 일단 침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