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1일 도쿄 외무성 공관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연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비핵화 프로세스에서는 양국이 견해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의 미사일방위(MD) 강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양국의 영토 교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
◆ 러시아 “6자회담 재개” VS 일본 “한·미·일 주도로”
고노 외무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함께 최대한의 압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동결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중단, 북한과 한·미·일·중·러의 6자회담 재개 등 비핵화를 위한 독자적 ‘로드맵’ 실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신문은 “양축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대전제에서는 일치했지만, 구체적인 프로세스에서는 입장 차이를 선명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달리 일본은 한미 합동군사훈련 계속을 지지하고 있으며, 대화의 기본 틀도 6자회담보다는 한·미·일이 주도하는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입장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도입하는 미국의 육상배치형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사일방위를 전개하는 것은 러시아의 안전보장에 직접 관계되는 일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고노 외무상은 “러시아를 포함한 주변국에 위협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해를 구했다.
북방 영토는 러시아에게 있어 안보상의 요충지이다. 일본에 반환하게 되면 미군 기지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신문은 “미국과 일본이 아무리 대북 견제가 목적이라고 주장해도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일이 방위력을 강화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 부분”이라며 “양국간 영토 교섭이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한 가지 요인이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