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컵 사람 향해 투척 여부가 관건
경찰, '특수폭행' 혐의 적용 검토중
조현민, "피해자께 죄송하다" 대상 밝혀
[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물벼락 갑질' 의혹으로 경찰에 소환된 조현민(여·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15시간 가량의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2일 새벽 귀가했다.
전날 오전 9시56분께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한 조 전 전무는 이날 오전 1시12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자신의 폭행·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조 전 전무는 취재진이 가장 논란이 됐던 유리컵 투척에 대해 재차 묻자 "사람 쪽에 던진 적 없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취재진의 이어진 "(출석 당시) 죄송하다는 말은 누구에 대한 것이냐"는 질문에 조 전 전무는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관세포탈·밀수 의혹에 대해서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을 촉발한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가 지난 1일 오전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2018.05.01 yooksa@newspim.com |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1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도중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한 대행사 직원 A씨에게 소리를 지르며 음료가 든 유리컵을 던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조 전 전무가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는지, 사람이 없는 벽에 던졌다는 조 전 전무의 주장이 사실인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전무가 유리컵을 던져서 피해자를 맞혔거나 피해자 방향으로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죄'가 성립된다. 만약 조 전 전무의 주장대로 사람이 없는 곳에 던졌다면 특수폭행 혐의 적용은 어렵다.
형법상 (단순)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지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반면 특수폭행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된다.
앞서 경찰은 조 전 전무에 대한 혐의 적용과 관련해 당시 회의 자리에 있었던 대한항공 및 피해 광고대행사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조사를 벌였다.
다만 이들 간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경찰은 이날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조 전 전무가 당시 폭언 혹은 폭행으로 피해 광고대행사의 업무를 중단시킨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피해자·피의자·참고인의 진술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 내용과 추가 수사 등을 토대로 조 전 전무에 대한 신병을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조 전 전무를 출국정지하고 폭행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지난달 18~19일에는 피해 광고대행사와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당시 회의 내용 녹음파일과 조 전 전무의 휴대전화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또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및 관세포탈 의혹을 포착하고 지난달 21~23일 사이 조 전 전무의 자택과 사무실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근로자의 날이었던 지난 1일 처음 경찰에 소환된 조 전 전무는 취재진의 각종 질문에 대해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대답만 여섯번 대답하고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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