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17일 저녁 7시 신논현역 끝장집회 개최
이철성 경찰청장, 강남역 사건 현장 방문 예정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강남역 인근 남녀공용 화장실을 이용하던 20대 여성이 30대 남성으로부터 무참히 살해당해 파문을 일으킨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17일로 꼭 2년이 지났다.
2주기를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 모임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은 전국에서 피해자를 추모하고 성추행·성폭력 근절을 주장하는 추모집회를 개최한다.
시민행동에 따르면 이날 밤 7시 사건 발생 장소 인근인 서울 지하철 신논현역 6번 출구 앞에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가 열린다.
주최 측은 드레스 코드를 검정으로 정했다.
이날 집회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미투 발언, 행진,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1만인 선언’ 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된다.
집회는 비슷한 시간대 대구, 부산, 전북, 창원에서도 마련된다.
<사진=서초경찰서 제공 CCTV 화면 캡처>> |
'강남역 사건'은 2016년 5월 17일 새벽 강남역 번화가의 유명 노래방 화장실에서 당시 34세 남성이 23세 여성을 흉기로 살해해 발생했다.
당시 사건을 두고 ‘여성혐오 살인’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범인 김씨는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범행 전 남성 6명을 그대로 돌려보냈고 “여성들로부터 무시당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페미니즘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소장은 “강남역 살인사건 이전부터 계속해서 페미니즘 운동이 있었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인해 ‘남성 여성은 이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성의 정치학에서 남자와 여자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는 성의 생리학으로 전환됐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남성 혐오 인터넷 사이트와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들이 집결된 만큼 중요한 문제다”고 했다.
이번 집회를 주관하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소속 김수희 정책부장은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이기에 살해 위협을 당하고 심지어 밤새도록 환한 강남역이란 공간에서도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폭발한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김 부장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이후로 많은 페미니스트 액션 그룹이 생겨났다. 사건 발생 이전에도 온라인상에선 메갈 논쟁이나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 운동도 있었지만 강남역 살인사건이 엄청난 촉매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독한 성차별과 성위계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성차별은 폭력과 살인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강남역 살인사건과 미투 운동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본다”면서 “사회 근본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강남역 살인 2주기와 관련해 이날 오후 2시30분께 강남역 사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