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오래 일할 수 있는 외국인에 눈 돌려
최근에는 일본어보다 직무 능력 우선시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기업들이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뽑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저출산으로 일본의 노동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찾아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박람회 ‘TOP CAREER 2019’에는 약 3000명의 유학생과 1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박람회 주최자인 포스 밸리 컨시어지(FOURTH VALLEY CONCIERGE)에 따르면 초기에 비해 유학생 수는 10배, 기업 수는 8배 이상 늘어났다.
박람회에 참가한 미쓰비시후소트럭·버스는 전체 사원 9000명 중 10%가 외국인이다. 본사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더욱 높아 아예 사내에서 영어를 공용으로 쓴다. 회사 인사 담당자는 “이과 계열로 영어와 일본어가 가능한 우수한 인재가 있다면 뽑을 수 있는 만큼 뽑고 싶다”고 밝혔다.
글로벌 HR 기업 파소나는 “최근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다”며 “전에는 일본어 능력이 절대 조건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본어보다 직무 능력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외국인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오키나와(沖縄)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 업계뿐 아니라 IT나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한 일본 기업의 취업 설명회에 참석한 외국인 유학생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 “일본만큼 취업비자 잘 내주는 나라도 없어”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2016년 취업비자를 신청한 외국인 유학생은 2만1898명으로, 이 중 1만9435명(88.8%)에게 비자가 주어졌다. 포스 밸리의 시바사키 요헤이(柴崎洋平) 사장은 “일본만큼 취업비자를 잘 내주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외국인에게 일본의 매력을 어필했다.
특히 일본의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공부한 우수 인재들은 장래 간부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다. 아르바이트 경험 등으로 일본의 일하는 문화를 알고 있어 각오를 갖고 입사하는 유학생이 많다.
일본 전역에서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가모리(加森)관광의 인사 담당자는 외국인의 일하는 모습에 대해 “의욕이 남다르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3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며 그 중 16명을 중국인, 러시아인, 시리아인 등 외국인으로 뽑았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