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기업 4개사 중 1개사가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상장기업 전체로는 엔고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역풍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인바운드 업종과 전자상거래·물류, 반도체 관련 업종은 호흡이 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금융을 제외한 1583개사의 실적 전망을 집계한 결과, 23%에 해당하는 361개사가 최고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 뒷배의 하나가 바로 인바운드 수요다.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1분기 방일 외국인의 소비액은 전년동기비 17% 증가한 1조1,343억엔(약 11조원)으로 처음으로 1조엔을 돌파했다. 인바운드 수요는 관광업이나 소매업에 있어 호흡이 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 철도 회사들이다. JR동일본은 방일 관광객에 의한 운임 수입이 올해 30억엔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열 숙박 시설들도 해외 관광객 머니로 실적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드럭스토어인 마쓰모토기요시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670억엔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바운드 수요를 지렛대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에 힘입어 인바운드 업종들이 실적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사진=NHK 캡처> |
전자상거래(EC)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KDDI는 ‘Wowma!(와우마)’ 등 EC서비스가 순조로운 성장 과정에 진입하면서 EC서비스 전체를 나타내는 ‘au경제권’의 매출이 전년비 30% 이상 늘어난 73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C 시장의 확대로 물류 업종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통운은 대형 거래처들과 물류비 인상 합의에 성공하면서 올해 일본 국내에서만 80억엔의 이익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에서는 반도체 관련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데이터 양의 증가에 따라 반도체 수요 확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일렉트론은 한국이나 미국 반도체 메이커로부터 에칭 장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를 전년에 비해 20% 늘릴 예정이다.
노무라증권은 “전자상거래와 물류 업종의 실적 확대는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변화에 기인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도 중장기적으로 주시해야 할 테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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