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국책 사업인 연구중심병원 선정 등을 대가로 가천대 길병원으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보건복지부 고위간부와 병원장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복지부 국장급 공무원 허모(56)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허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길병원 원장 이모(66)씨와 원장 비서실장 김모(47)씨 등 2명을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3명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2012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주무부서인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길병원 측에 정부 계획과 법안 통과 여부, 예산, 선정 병원 수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5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전경. 2018.05.29. justice@newspim.com <사진=가천대 길병원 홈페이지> |
경찰 조사결과 허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월 한도 500만 원의 길병원 명의 카드를 받아 유흥주점, 스포츠클럽, 마사지업소, 골프장, 호텔 등을 주로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장 이씨는 2010년 소아응급실 선정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허씨가 법인카드를 요구하자 접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허씨가 관심 사업의 주무관청 공무원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며 혐의 사실을 인정했고, 경찰은 이씨를 업무상 배임 및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씨가 길병원으로부터 가지급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국회 보건복지위 및 인천 지역 소속 국회의원 15명에게 길재단 직원과 가족 명의로 46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도 포착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비서실장인 김씨가 허씨에게 카드를 직접 전달하고 골프 접대 등 향응 제공에 적극적으로 공모한 사실이 인정돼 김씨를 뇌물공여죄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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