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부산공장, 포스코 ‘기가스틸’ 사용..스마트시스템 도입
99% 자동화‧혼류생산시스템으로 공장 경쟁력도 향상
[부산=뉴스핌] 전민준 기자= 부산광역시 강서구 신호동에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지난 8일 차체 공장에 들어서자 한켠에 ‘기가스틸로 품질‧안전성 확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그 옆에는 육중한 기계들이 기자단에게 유세 떨듯 철판을 연신 찍어 누르면서 차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차체 공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부진과는 다소 동떨어진 의외(!)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판매부진에 따른 우울함이 아닌 웃음기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올해 3월 출시한 중형세단 SM6의 연식변경 모델이 예상보다 잘 팔리면서 공장 가동률이 한껏 높아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사진=르노삼성차] |
백호선 차체팀장은 “포스코가 생산하는 명품 기가스틸을 사용하는 등 소재부터 다르다는 게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며 “그 결과가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차체공장에는 백 팀장이 설명한 포스코의 철판이 직원들과 기계의 손을 쉴 틈 없이 거쳐 성형기계를 통과, 완성차 모형으로 탈바꿈 하고 있었다. 르노삼성차는 고급 자재를 사용해 안전성‧품질을 확보, SM6가 프리미엄 중형세단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걸 인기비결로 꼽는다.
르노삼성차가 사용하고 있는 철판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기가스틸이다. 기가스틸은 10원 짜리 동전 크기의 철로 10톤(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1000메가 파스칼(MPa) 이상의 초고장력강을 말한다. 가로 10㎝, 세로 15㎝의 손바닥만 한 크기로 1톤 정도의 준중형차 1500대의 하중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부산공장에서 사용하는 강판은 모두 포스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옆에 있는 SM6의 차체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국산차 중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차가 바로 SM6다“고 설명했다. 실제 르노삼성차의 SM6는 전면부 기둥과 중심 기동, 좌우 받침틀(사이드 실), 바닥 부재, 차량 앞뒤 보호 장치(범퍼) 등에 모두 기가스틸을 사용했다. 차체의 18.5%가 기가스틸로 이뤄져 있다.
강성이 높은 기가스틸 사용 비중이 높다보니 안전성도 뛰어나다. 르노삼성차 SM6는 지난 2016년 ‘올해의 안전한 차’에서 최고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충돌, 보행자 주행, 사고 예방 등 총 4개의 안전성 평가 중 충돌 안전성 부분에서 14개 자동차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기자단에게 기가스틸 사용을 설명하는 백호선 차체팀장.[사진=르노삼성차] |
또, 주행 안정성이 높아 승차감이 좋고 확보한 강성만큼 차를 가볍게 제작할 수 있어 연비도 높다. 백 팀장은 “포스코와 오랜 동반 관계 때문에 기가스틸을 자유자재로 설계하는 이상적인 차체 설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 1998년 설립, 연간 27만대(2교대 기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부산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부품, 엔진, 경합금 등 5개의 차체공장 및 2개의 파워트레인 공장이 있다.
이날 부산공장을 찾은 기자단은 차체공장에 이어 조립공장을 유심히 살펴봤다. 아무리 명품 소재를 사용한다 해도 조립에 오차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불량 제품이 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수작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스마트 공장 시스템화와 자동화에 집중 투자해 왔다. 대표적인 게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이다. 이 시스템으로 차체 생산의 자동화 율을 99%까지 끌어올렸다. 또, 제조 과정 모든 라인에서 '불량 자진 신고'를 통해 불량률을 크게 낮췄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사진=르노삼성차] |
조립공장에서 높은 생산 효율성도 눈길을 끌었다. 그 비결은 혼류생산 시스템. 이는 7개 차종(SM3, SM3 Z.E., SM5, SM6, SM7, QM6, 닛산 로그)을 하나의 설비에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르노삼성차의 혼류 시스템은 최대 5개 플랫폼, 8개 차종까지 운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황재모 르노삼성차 홍보실 과장은 “혼류 방식은 새로운 차종을 투입할 때마다 드는 설비 투자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소재부터 생산 공정까지 차별화 한 기술이 고객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