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C 주관…노인들의 이야기 젊은층에 전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노소 간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살아있는 도서관(Living Library)'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노후연금 수급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세대 간 격차를 줄일 방침이라고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 산하 기관 글로벌셰이퍼즈커뮤니티(GSC·Global Shapers Community)가 주관하는 '살아있는 도서관'은 요양원에서 지내는 노인들과 어린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노인들이 도시에 살 때 힘든 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전경.[사진=로이터 뉴스핌] |
GSC는 전 세계 375개 지점을 가진 WEF 산하기관 중 하나로 경제, 외교, 의학, 문화예술 등 분야별 20대 리더들을 연결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도모하고 있다.
레날드 슈(Renard Siew·32) GSC 소속 큐레이터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노인분들과 대화를 나눈다. 살아있는 도서관에서 1시간30분 동안 대화를 하고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톰슨로이터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노인들 중에는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에 버린 것 같아서 외롭고 쓸쓸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노인 참가자들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오는 길에 울퉁불퉁한 도로가 얼마나 많은지 언급하며 현재 쿠알라룸푸르의 안전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젊은이들은 워크숍에서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편사항을 개선할 방법을 논의한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아시아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노인부양세금이 불어나 경제성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2050년이 되면 아시아 인구성장률은 0으로 떨어지고, 65세 이상 인구수가 지금의 2.5배로 치솟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인구 중 경제참여인구 비율은 현재 최고점을 찍었지만, 앞으로 수십 년간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대기업 사임다비(Sime Darby Berhad) 소속 슈(Siew) 지속가능성고문은 "말레이시아 인구 평균 연령은 2030년에 60세를 기록할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비영리단체를 언급하며 "아시아 사회에서 노인 문제는 여전히 금기시돼 있어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수공예 교실이나 컴퓨터 코딩 교실을 준비해 온다. 주관기관인 GSC는 노인들이 기간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후원자를 찾고 있다.
'살아있는 도서관' 프로젝트는 2016년에 수립된 사업으로, 인근 요양원과 협력해 매년 3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하지만 참여인원을 맞추기 위해 한 달 정도 기다린 후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마르쿠스 림(Marcus Lim·39) 스윈번 공과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은 "살아있는 도서관에서 오가는 대화에는 노인분들의 일대기부터 요즘 시대를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까지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다. 많은 젊은이가 노인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영감을 얻어 간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관한 관심을 촉구했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