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원유시장의 두 가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에 각기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금요일 모호한 OPEC 합의와 회원국마다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급등했다가 이번 주 들어 오름폭을 축소하고 있는 한편, WTI는 미국 원유재고가 축소하면서 가격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양 기준물 간 가격 격차는 이날 16% 이상 좁아지며 1주도 안 돼 절반 이상 축소됐다.
골드만삭스는 OPEC 증산 전망이 브렌트유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지만 현재 OPEC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증산에 나서도 브렌트유 공급량이 수요량을 크게 앞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최대 원유 집하지인 오클라호마 쿠싱에서 원유 재고가 5주 연속 급감했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서 원유 수요가 정점에 이른 것이다.
이날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8월물은 배럴당 1달러81센트 내리며 73달러74센트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75달러55센트로 2달러50센트 급등한 바 있다.
반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 8월물은 배럴당 68달러41센트로 17센트 하락하는 데 그치고 있다. WI는 지난주 금요일 68달러58센트로 4.6% 급등했다.
이에 따라 WTI에 대한 브렌트유 프리미엄이 지난주 10달러를 넘는 수준에서 이번 주 5달러81센트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주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증산 합의 이후 일부 OPEC 회원국이 실제 증산 규모가 일일 70만배럴(bpd)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대했던 유가 하락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석유부 장관이 실질 공급량이 100만bpd 늘어날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막판 이란의 타협으로 이뤄진 증산 결정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승리다.
실질적으로 증산은 현재 162%에 달하는 감산율을 100%로 낮추는 방식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은 당초 올해 말까지 180만bpd 감산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서 공급량이 줄자 감산율이 당초 목표를 초과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가 17만~20만bpd 증산이 가능하다고 했으며, 알 팔리 장관은 사우디가 25만~40만bpd 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에 대한 북해산 브렌트유 프리미엄 [자료=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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