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용민 기자 = 기상청 공무원들과 현직 교수가 결탁해 연구용역비를 유용한 '부패 먹이사슬'이 적발됐다. 특히 기상청 직원들은 수년에 걸쳐 뇌물 고리를 대물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기상청이 발주한 여러 건의 연구용역과 관련, 금품을 받고 사업 수주에 도움을 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사무관 A씨 등 기상청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 기상청 직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건국대 산학협력단 연구소 본부장 김모(52) 교수를 구속하는 등 관련 피의자 7명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적발된 A씨 등 기상청 직원 2명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계약 관리 업무를 하면서 40여차례에 걸쳐 4600만원을 김 교수로부터 상납받아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금품 및 향응 제공은 A씨가 후임자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이어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뇌물 수수를 대물림했다는 얘기다.
조사결과 이들은 주기적으로 룸살롱과 노래방 등에서 100만~200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으며, 때로는 퀵 서비스를 통해 돈봉투를 받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김 교수는 이러한 부패 사슬 속에 가상의 인물을 연구소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하고, 수행하지 않은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신고해 21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을 송치한 뒤 관련 부처에 용역을 발주하는 시스템 등 제도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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