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디램 가격 올해 최저치 '7.9달러' 기록…올 1월 대비 18% ↓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에 '삼성·SK하이닉스' 주가도 하락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디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연초대비 18% 급락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디램 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4일 시장조사업체 디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디디알포(DDR4 8Gb) 디램의 현물가격은 이날 약 7.9달러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 올 1월 9.65달러 대비 18% 하락했다. 디램 가격의 하락은 지난 4월, 9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지속 이어지고 있다. 낸드플래시(NAND)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초 4달러였던 가격은 현재 3.3달러로 약 17.5%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물가격 하락이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기 종료를 의미하며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버용 디램 수요 증가를 맞추기 위해 생산설비 증설에 적극나선 탓이다. 양사가 투자를 끝내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면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SK하이닉스의 디램 공정라인. [사진=뉴스핌 DB] |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평택(9월 생산)과 중국 시안(내년 생산)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연말 생산), 중국 우시(연말 생산)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과잉을 야기할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정부의 주도하에 와이엠티씨(YMTC), 푸젠진화, 허페이창신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적인 난제로 현재 디램 양산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내년 디램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당초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진입을 예고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실제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시장에 당장 공급과잉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무기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해 지속적인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급과잉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디램 가격의 하락세가 반도체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1, 2위의 시장경쟁력을 갖춘 양사가 미세공정에서 경쟁업체와 기술격차가 크고, 사실상 대부분의 물량공급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
[CI=삼성전자, SK하이닉스] |
반도체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디램 현물가격의 추이를 보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인 특성을 감안하면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실제 피씨용 디램은 고정거래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어 서버용 디램 가격이 떨어져도 시장 전반적으로 수익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서버용 디램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버용 디램은 생산라인의 수율 개선이 다른 디램 제품 대비 더디고, 수율도 낮아 일시적인 가격 인하가 발생해도 공급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피씨용 디램 공급을 늘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피씨용 디램 가격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서버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지속 중이고, 최근 피씨 수요도 개선되기 시작해 양호한 디램 가격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이후 디램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해도 출하량 증가와 비용절감을 감안한 가격하락폭이 크지 않아 디램 업체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fla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