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약속' 개봉 20주년으로 돌아온 연극
김주헌 박정복 김찬호 신다은 이진희 전성민 주연
오는 9월21일까지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오래된 사랑 이야기가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길 수 있을까.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가 원작을 그대로 가져와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열린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8.07.24 yooksa@newspim.com |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그린 2인극으로 이만희 작가의 대표작이다. 김지호 연출은 24일 오후 대학로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을 통해 원작의 결을 살린 이유를 밝히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연출은 "작품의 '올드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떻게 현대적으로 풀어낼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극이 사건 위주가 아니라 대화 위주라 구조적인 스펙타클을 가미할까 고민하다 반대로 덜어내고 담백하게 가려고 했다. 감정의 과잉을 막고 여백을 줘서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살인을 저지르고 자수를 앞두고 있는 '공상두'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연인 '채희주'를 만나러 가서 벌어지는 하룻밤 이야기를 다룬다. 1996년 연극으로 올려져 이듬해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1998년 박신영, 전도연 주연의 영화 '약속'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이서진, 김정은 주연의 드라마 '연인'으로 제작돼 또다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지호 연출가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열린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프레스콜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7.24 yooksa@newspim.com |
김 연출은 "작품이 나왔을 당시 조폭 영화가 유행이었다. 범죄 미화로 오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신경 썼다. 어떤 부분에서도 범죄를 미화하고있지 않으며, 사랑이나 슬픔의 감정에 가려 '상두'의 죄책감이 드러나지 않을까 조심했다"며 "'올드함'이라는 부정적 단어가 '추억 소환'이라는 긍정적 요소로 바뀌려면 예뻐야 한다고 생각해 '희주'의 집도 예쁘게 만들려고 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살인을 저지르고 자수하기 전 연인을 찾아온 조직폭력배 '공상두' 역은 배우 김주헌, 김찬호, 박정복이 캐스팅됐다. 촉망받는 의사에서 수녀가 된 '희주' 역은 배우 이진희, 신다은, 전성민이 맡는다.
신다은은 "2012년도에 대본을 처음 보고 잊을 수가 없었다. 이만희 선생님만의 철학이 대본에 담겨 있었다. 희주와 상두의 고감 방식이 특이하기도 하면서 평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올해 다시 올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고싶다고 적극 달려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배우 신다은(왼쪽부터), 전성민, 이진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열린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8.07.24 yooksa@newspim.com |
김주헌은 "극장이란 공간에 들어왔을 때 우리만의 이야기로 끝나면 안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상두가 희주를 만나 죄를 뉘우치고 죗값을 받으러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라 더 큰 존재, 예를 들면 어머니 같은 느낌으로 확장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진희는 "사랑보다 사람에 집중했다. 말과 말 사이, 정적 사이에 두 사람의 마음이 충분히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성민은 "왜소한 제 외향 때문에 10대 역할을 주로 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면서도 욕심이 아닐까 걱정했다. 스스로 의심하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동료 배우들에게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작품은 영화 '약속' 개봉 20주년을 맞아 돌아왔다. 최근 오래된 작품이 새롭게 무대에 오른 공연이 많았는데, 안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연출진과 배우들도 모두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믿음이 생겼단다.
김 연출은 "요즘 사랑하는데도 이유가 필요하고, '희주'가 보여주는 헌신이 손해나 맹목이란 말로 바뀌는데, 오래된 사랑 이야기의 낭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배우 박정복(왼쪽부터), 김찬호, 김주헌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열린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8.07.24 yooksa@newspim.com |
박정복은 "프리프로덕션 기간 동안 충분히 고민했다. 결론은 정면돌파였다. 연습을 하면서 작품이 너무 직구이다보니 올드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관객과 만나면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생길거라 생각했다. 첫 런을 보고 안 바꿔도 되겠다는 무언의 동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
김찬호 또한 "대학로에서 최근 많이 보여지는 작품이 아니다. 이 시대에 볼 수 없는 작품, 직구로 돌파하는 정통 멜로다. 그래서 더욱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사실 배우들이 대부분 멜로를 많이 하지 못한 멜로 초보들이다.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는 아날로그 멜로 감성,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지난 12일 개막했다. 오는 9월21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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