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호전될 가능성 없어…무역전쟁도 악재
전문가 "하반기 경제지표 더 나빠질 것"…2.7%로 하향 조정
[서울=뉴스핌] 김연순·민지현 기자 =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보니 소비와 투자가 생각보다 수치가 나쁘게 나왔다. 전반적으로 대내외 여건을 보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연간 2.8% 경제성장을 전망했는데 2.8%보다도 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전문가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제가 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성장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 모두 질과 내용 면에서 좋지 않다는 진단이다. 국내외 경기선행지수, 경기동행지수가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이슈 역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보면 올해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9%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은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2.9% 성장으로 정부 및 한은 전망치와 부합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0% → 0.6% → 1.4% → -0.2% 성장한 후 올해 1분기 1.0% 성장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0.7% 성장은 잠재성장률 수준이며 3, 4분기에 0.82~0.94% 정도의 전기 대비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한은의 전망치(2.9%)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
하지만 전문가들은 2분기 GDP뿐 아니라 소비·투자의 내용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소비도 0%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설비투자는 2016년 1분기(-7.1%) 이후 2년 3개월만에, 건설투자는 2014년 1분기(-1.7%) 이후 약 3년 만에, 민간소비는 지난 2016년 4분기(0.3%)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작년 6월 반도체 투자가 정점에 이르는 등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면서도 "(설비투자의) 전년동기대비 3.9% 감소는 예측보다 빨리 떨어진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GDP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내부적으로 제일 중요한 고용지표가 얼마나 회복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내 지표 악화가 하반기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또한 대외 미·중 무역전쟁 역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성장 동력이 더욱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정부가 성장 목표치인 2.9% 달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KB투자증권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2.7%까지 낮춰 잡았고 민간 경제연구소도 (경제성장률) 추가 하향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외적으로 무역전쟁 이슈도 하반기 수출과 민간 투자 부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반기에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예상하는 수준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정부가 얼마나 고용을 진작할 수 있는지와 민간투자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 중요하다"며 "대외적으로 무역전쟁이 얼마나 빨리 해결 혹은 타협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올해 2.8%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와 투자 둘 다 나빠지고 있고 좋아질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내외 경기선행지수, 경기동행지수가 거의 다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전체가 상반기 전체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내다봤고, 한국금융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8%), 현대경제연구원(2.8%) 등이 각 2%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