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이란 제재 7일(미국 동부시간) 0시 01분 발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결정에 따라 미국 정부가 1차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몇시간 전인 6일(현지시간) 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의 회담 촉구를 일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대국민 담화에서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어긴 상황에서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이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협상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당신이 칼로 누군가를 찌르고 나서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칼을 빼는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외교와 대화를 환영한다. 하지만 대화는 정직해야 한다. 트럼프가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중간선거를 앞둔 국정용 소비이며 이란 내 혼란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은 이란 핵협정에서 트럼프가 탈퇴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로하니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이 반대한 탈퇴 결정을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에 제재를 가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미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그들은 이란 아이들, 환자들, 민족들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재 전망은 이미 이란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올해 4월 이후 리알화 통화 가치는 하락했고 정부는 높은 물가 때문에 거리로 나선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 로하니는 "제재 때문에 압력이 있겠지만 우리는 단결하여 극복할 것"이라며 국민들에 단합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재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이날 발효되는 1차 제재 대상은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리알화 관련 거래, 이란 금·귀금속 거래, 철·석탄 거래 등이다. 오는 11월 5일부터는 이란산 원유 거래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 제재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란을 협상테이블에 복귀시키려 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기존 협정을 탈퇴함으로써 선의로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사전 조건 없이 로하니를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고위 관리들과 군 사령관들도 트럼프의 발언이 제재 조치에 대한 그의 행동과 모순된다며 대화 요청이 가치 없고 "꿈"같은 제안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