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부터 카드대출 이용시 건당 700원
우리카드는 이달부터...수익성 악화에 비용 절감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이달 우리카드에 이어 하나카드 고객도 10월 중순부터 하나은행 자동화기기(ATM/CD)에서 카드대출을 받을 때 수수료를 내야한다. 수익성 악화를 토로해온 카드사들이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했던 혜택을 점차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공덕동 지점 ATM [사진=박미리 기자] |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오는 10월 15일부터 KEB하나은행 자동화기기를 통해 장·단기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를 받는 고객에도 건당 7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또 KEB하나은행 외 국내 시중은행의 자동화기기를 통해 카드대출을 받을 때 부과되던 수수료도 건당 600원에서 700원으로 올린다.
카드사 회원은 자동화기기를 통해 카드대출을 받을 때, 자동화기기 소유주에 대가(이용수수료)를 내야한다. 수수료는 채널마다 다르다. 예컨대 하나카드는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국내 시중은행 700원,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우체국 800원, 편의점·지하철 800~900원의 수수료를 각각 고객에 청구한다.(변경 후 기준)
그 동안 카드사들은 계열은행 자동화기기 위주로 이용수수료를 고객 대신 부담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에 이어 하나카드까지 계열은행에서 카드대출 받을 때 수수료를 다시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카드는 이달부터 이용수수료를 건당 700원씩 부과하기 시작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자동화기기는 은행 소유로 그간 자사가 고객 대신 수수료를 내왔던 것"이라며 "외환은행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내던 수수료를 면제했는데, 시간이 흘러 통합이 안정화됨에 따라 수수료를 다시 부과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카드사들이 수수료 부과로 돌아선 것은 최근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수수료가 9차례 인하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부터는 영세·중소가맹점 범위를 확대하고, 편의점·슈퍼마켓 등 소액결제가 많은 21만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 연간 손실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지난달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된 뒤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세졌다. 이에 내년 제로페이를 도입하고,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수수료 인하가 예정됐다. 이런 기조 속에서 내년 원가분석 후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도 현재보다 낮아져 수익성은 한층 나빠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던 ATM 이용수수료까지 부담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만큼 비용 절감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의미"라며 "이를 시작으로 소비자들에 제공되던 각종 혜택들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