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비 26% 급등에도 주가 바닥권
가산금리 규제, 채용비리 등 악재 해소..4%대 고배당주 매력 부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은행주(株)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반등 기미를 보인다. 배당 수익률이 예상치를 넘을 것으로 관측되며 일각에선 '매수'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금융지주회사)들 주가는 연중 최고가 대비 20~30% 가량 내리다 이달 들어 5~10%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데다 저가 매수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지난 1월 장중 최고 6만9200원까지 올라 7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은행업의 잇따른 악재로 이달 초 최저 4만9350원까지 내려앉았다. 주가가 5개월새 약 29% 급락했다. 바닥을 다진 주가는 최근 5만3000원대로 소폭 회복세다.
(위부터)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최근 1년 주가 흐름 |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흐름이 비슷하다. 신한지주는 올해 초 주가가 최고 5만3700원을 찍은 뒤 연일 하락했다. 이달 최저 4만1200원까지 내려앉았다가 4만3000원대로 소폭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는 5만6000원을 꼭지로 4만800원까지 추락했다 이달 4만3000원대로 반등 국면이다.
이는 증권가의 목표주가와 격차도 크다. KB금융은 목표주가가 7만5000원~7만8000원, 신한지주는 5억7000원~5만9000원, 하나금융은 목표주가가 6만~6만4000원 정도다. 현주가와 비교해 40~50% 상승여력이 있다.
은행주가 반등 기미를 보이는 데는 규제 리스크(위험)가 상당부분 해소국면에 진입한 영향도 있다. 그동안 △대출금리 산정 체계 개편 △은행권 채용비리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 감소 등이 주요 악재로 꼽혔다. 남북 경협과 바이오주가 주목받아 상대적으로 소외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불안요소가 주가에 이미 상당부분 반영된 데다 은행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총 6조861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6.9% 급증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하반기에도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게다가 배당주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은행주의 시가 배당률은 3% 안팎. 작년 KB금융의 시가배당률은 3.03%, 신한지주 2.94%, 하나금융지주 3.11%, 우리은행 3.81% 수준이다. 올해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배당금이 작년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가산금리 규제로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융당국이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며 "낙폭이 과대하고 은행주의 평균 배당 수익률이 3.9%, 대형주 4.3%에 달한다는 점에서 가치주로서의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봤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