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 전산개발 완료, 10월 시범운영→내년 본격 도입
은행권, DSR 80% 검토 중…2금융권도 비슷한 수준 관측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다음달부터 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규제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제도가 시범 도입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악재가 늘었다는 우려와 예단하긴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이 교차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 저축은행은 다음달 DSR 시범 운영을 앞두고 전산개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DSR 관련 자료(부채, 소득 등)를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채널을 만드는거다. 이는 내년 상반기 발표될 예정인 '2금융권 DSR 관리지표 기준'을 산출하는데 활용된다.
DSR은 개인이 연간 갚아야하는 모든 부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등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에선 포함되지 않던 항목이 부채로 잡힌다. 차주의 부채상환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대출 영업이 어려워지는 것.
2금융권은 은행(3월), 상호금융(7월)에 이어 DSR 규제를 받는 세 번째 업권이다. 은행은 다음달 관리지표 기준이 발표돼 규제가 본격화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권 고위험 DSR 기준을 80%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이 시범 운영기간 적용했던 100%보다 크게 내려갔다.
은행권에 적용된 관리지표는 내년에 상호금융, 2금융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다.
새로운 대출규제 방식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6일 시행된다. DSR은 개인이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를 포함한다.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 보다 대출요건이 까다로워 진다. 이날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이에 따라 2금융권도 DSR 규제가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DSR을 시범 적용한 은행, 상호금융은 신규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전년 동월보다 6000억원, 상호금융은 1조3000억원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대출로 상쇄해왔다"며 "이 상황에서 대출규제 강화는 악재"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DSR 시행 후 차주들이 비용부담이 큰 카드론 대출을 상환하고, 정밀심사를 실시하면 대출 거절이 발생해 취급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축은행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에서 DSR이 시행되면 대출영업이 지금보다 어려워지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금융권에 규제가 본격화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주의 대출한도가 전보다 줄어들게 돼 이들이 대부업, 불법 사금융 등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금융권은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은행권보다 대출거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부 관계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충분한 모니터링 기간을 거친 뒤, 이를 기반으로 세부지침이 나오는 만큼 파장을 예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DSR이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타격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야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악재라 말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