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선박 운임 급등, 한국 업체 반사이익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제조업계와 해운업계가 북새통이다.
오는 24일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3차 관세가 본격 시행되기 앞서 수출 상품을 미국 세관에 통과시키려는 몸부림이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항구 [사진=블룸버그] |
이 때문에 중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바닷길은 물론이고 하늘 길까지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이 바짝 다가오면서 수출 상품 ‘밀어내기’가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업체들도 마음이 급하기는 마찬가지. 24일부터 관세가 적용되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거나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세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장난감부터 소형 및 대형 가전제품, 가구, 의류, 자전거 그리고 자동차 부품까지 제조업 전반에 걸쳐 러시를 연출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출 업체를 운영하는 멜리사 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대한 관세 시행 이전에 물건을 미국에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미국의 거래 업체들이 운송 비용을 부담할 테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뱃길 대신 항공편으로 상품을 배송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완구 업체 룽청 그룹의 룬 룽 회장도 “지난 2개월 사이 납품 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미국 거래 업체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전했다.
하스브로를 포함해 미국의 대표적인 완구 업체가 룽청 그룹의 고객들이다. 특히 단가가 높은 첨단 완구를 수입하는 미국 업체들이 높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항공편 운송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운부터 항공까지 운송 비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뱃길 운임이 지난 13일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2362달러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는 물론이고 현대상선을 포함한 한국 해운 업체들도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에 쏠쏠한 특수를 얻고 있다.
미국 항만도 만원이다.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 항만을 통해 들어온 수입품이 8월 9.2% 급증했다. 이에 따라 8월 기준 교역 규모가 9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롱비치 항만의 컨테이너선 유입도 올들어 8월말까지 9.4% 늘어났다.
이 같은 ‘벼락치기’ 운송에도 24일부터 본격화되는 관세 충격을 결국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지만 미국 업체들이 소란을 떠는 것은 의회가 어떤 형태로든 상황을 개선시켜 줄 것이라는 실낱 같은 기대 때문이다.
30만달러 어치의 중국 수입품이 기한 내 미국 세관을 통과하기를 기다리는 자동차 조명 제조업체의 경영자 랄프 브래들리는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달리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의회가 뭔가 개선책을 내놓기를 학수고대할 뿐”이라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