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범위 광범위…두 차례 조사로 절반 가량 진행"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번 사건의 '키맨'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 측 관계자는 17일 "임 전 차장에 대해 두 번 조사가 이뤄진 상태지만 조사해야 할 범위가 광범위해 추가 조사는 한 차례 이상 더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추가 조사 횟수는 임 전 차장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이렇다보니 임 전 차장에 대한 신병처리 방안과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윗선에 대한 소환조사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10.15 leehs@newspim.com |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들이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던 당시 이들을 보좌한 임 전 차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주요 단서를 쥐고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을 늦추고 이를 대가로 법관해외파견 등을 얻어내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행정소송과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 등에도 개입을 시도한 의혹을 받는다. 이밖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법리 대리검토와 그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 부부 특허소송 정보 청와대 전달 등 의혹도 있다.
검찰은 실제 수사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이 사법농단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진술과 증거 등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수사팀은 지난 15일과 16일 연이어 임 전 차장을 소환조사했다. 법관사찰 의혹이나 재판개입 의혹 등 임 전 차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차장은 1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해 새벽 1시까지 고강도 마라톤 조사를 받고 4시간 가량 조서를 열람한 뒤 출석 19시간 만인 이튿날 새벽 5시께 귀가했다. 두 번째 소환조사는 귀가 9시간 만인 16일 오후 2시부터 자정을 넘어서까지 진행됐다.
그는 자신과 연관된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는 취지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직 부장판사가 사실상 임 전 차장에 대한 마라톤 조사를 겨냥해 비판한 데 대해 "판사 개인의 의견에 반박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일반적으로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 야간 조사는 없다"며 "많은 경우 출석과 소환일정을 줄이기 위해 한 번에 끝내달라는 요청이 있고 본인이 동의하는 게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전날 법원 내부전산망에 '밤샘수사, 논스톱 재판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워 묻고 또 묻는 것은 근대 이전의 '네가 네 죄를 알렷다'고 고문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또 이 같은 밤샘조사를 통해 작성된 조서의 효력을 법원이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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