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중미 이민자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대 2500명의 온두라스 이민자들이 멕시코로 향하는 새로운 캐러밴을 조직해 과테말라를 출발했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최소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과테말라 서남부 치키물라 동부에서 출발해 걸어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 캐러밴의 행선지는 멕시코 국경도시인 시우다드 테쿤 우만으로, 지난 19일 첫 번째 본진과 과테말라 경찰들이 대치하는 소동이 빚어진 곳이다.
23일 과테말라 서남부 치키물라에서 출발한 두번째 캐러밴이 다른 사람의 차를 빌려타는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향하는 캐러밴을 ‘국가 비상사태’에 빗대며 중미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음에도 캐러밴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첫 번째 캐러밴 부대는 현재 7000여명으로 늘어났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멕시코에 난민지위를 신청한 1700명 가량은 이민 수용소로 이송됐고, 약 5000명은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민자들이 신변 안전상 대규모 캐러밴에 합류하는 편이 낫다는 보도에 고무돼 새로운 캐러밴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민자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두 번째 캐러밴은 이미 새로운 역학구도를 반영하고 있다. 잇따른 캐러밴의 출현 배경에는 이른바 ‘코요테(coyote)’로 불리는 인신매매범들을 피하기 위해 이주민들이 무리를 짓는 새로운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요테들은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에 인당 4000~6000달러(약 450만원~680만원)의 값을 매겨 납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살인 범죄율이 가장 높은 국가들을 횡단해야 하는 이주민들로서는 대규모 캐러밴만큼 안전한 것이 없는 것이다.
온두라스의 예수회이주민단체(Jesuit Migrant Network) 관계자인 카를라 리바스는 캐러밴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에 저항하고, 그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택한 대규모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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