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광학적 시공간 경계 통한 빛 제어기술 개발
매질 시공간경계 이용해 빛의 색·위상 등 주파수변환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빛이 통과하고 있는 물질을 빛 스스로가 아닌 다른 외부 자극을 이용해 변화시킬 때 주파수 변환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하는 물질, 이른바 시간 경계(Temporal boundary) 등을 이용하면 약한 빛에서도 주파수 변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통신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다.
KAIST(총장 신성철) 기계공학과 민범기 교수 연구팀은 이처럼 광학적인 시공간 경계(spatiotemporal boundary)를 이용해 빛의 색과 위상을 동시에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온라인판에 지난달 8일 게재됐다.
같은 대학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 물리학과 이상민 교수와의 공동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특수 미세 금속 구조를 반도체 표면 위에 제작해 기존 연구결과에 비해 훨씬 높은 자유도를 갖는 시공간 경계를 구현했다.
이 시공간 경계는 빛의 주파수를 변환할 수 있는 초박막형 광학 소자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 주파수 변환 소자는 광학적 비선형성으로 인해 빛의 색이 변화하는 현상을 주로 이용해 빛을 사용한 정밀 측정과 통신 기술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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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두 개의 알파벳 C 형태의 공진기(split-ring resonator, SRR)를 반도체 위에 올린 형태의 메타물질을 제작하였고, 이 메타물질은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공간적인 경계 (spatial boundary) 가 된다. 두 공진기 사이의 간극에만 초고속 펨토초 레이저를 조사하여 새로운 형태의 공진기로 병합시킬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일종의 시간적 경계 (temporal boundary) 가 형성된다. 이때 발생하는 시공간적 경계 (spatiotemporal boundary) 를 정확히 관통하는 테라헤르츠 파는 주파수 변환 현상을 겪게 되고, 공진기와 시간 지연을 제어하여 주파수 변환 현상을 통제할 수 있다. 2018.11.04. [사진=KAIST] |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인 광학 현상에서는 빛의 중첩(superposition) 원리가 성립하기 때문에 여러 빛이 동시에 물질을 통과해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빛의 세기가 매우 강하면 빛의 전기장이 물질을 이루는 원자핵, 전자 상호작용에 영향을 줘 빛의 주파수를 배로 늘리거나 두 빛의 주파수를 합하거나 뺀 빛을 형성하는 등의 비선형 광학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 비선형 형상 구현에 필요한 강한 빛을 얻기 위해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하거나 아주 좁은 공간에 빛을 집속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외부 자극을 이용한 물성의 변화는 개념적으로만 연구돼 왔고, 다양한 이론적 예측 결과들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원자 구조를 모사한 금속 미세구조를 배열해 인공적인 광학물질(메타물질)을 개발했고 이 인공 물질을 매우 빠르게 변화시켜 시공간 경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연구들이 약간의 굴절률에만 변화를 주는 것에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물질의 분광학적 특성을 자유롭게 설계, 변화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이를 이용해 빛의 색을 큰 폭으로 변화시키면서 주파수 변화량 역시 제어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주로 개념적으로만 진행되던 시공간 경계에서의 주파수 변환에 관한 연구를 광학물질을 이용해 실현 및 응용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주파수 스펙트럼의 변화를 자유롭게 설계하고 예측할 수 있어 폭넓은 활용이 가능하다”며 “광학 분야에서 동적인 매질에 연구에 새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