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자 제재 대상,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 부산항 정박 확인
지난달 출항보류 해제...한달간 부산항 인근 근해 머물다 다시 정박
자유아시아방송 "한국 정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 높아져"
외교 소식통 "동태 예의주시…정부가 붙잡아놓은 것은 아냐"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미국 행정부가 독자적인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이 한달이 넘게 부산항에 정박해있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바스토폴호는 지난 9월 중순 선박 수리를 위해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일 세바스토폴호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등을 조사하기 위해 ‘출항 보류’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러시아 외무부는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초치(강제로 소환하는 외교적 용어)해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조사 하루 만에 “위반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및 한국 기업에 대한 피해 가능성을 감안해 출항보류 조치를 해제했다.
실시간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 홈페이지 일부.[사진=마린 트래픽 홈페이지 캡쳐] |
하지만 출항보류 해제에도 불구, 세바스토폴호는 1개월 이상 부산항 인근 근해에 머물러 있다가 지난 20일 오후 3시34분 부산항에 다시 입항, 현재까지 용호부두 장치장에 정박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을 인용,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바스토폴호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와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은 아니다. 다만 동맹국인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포함돼있다.
정부도 세바스토폴호가 출항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지난번에 입항해 아직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은 것”이리며 “정부가 붙잡아놓은 것은 아니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안다.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8월 21일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선박 대 선박 환적(선박에서 선박으로 옮기는 것)'을 통해 북한으로 석유·정유 제품을 옮기고 있는 것을 돕고 있다고 판단,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