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스위스 ABB의 송·배전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막바지 협상 중에 있다고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ABB의 송·배전 사업부문은 세계 최대규모로, 매수 총액은 최대 8000억엔(약 7조9700억원)이 될 전망이다. 히타치의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실현될 경우 히타치는 송·배전 사업에서 세계 1위가 되며 중전기 분야에서도 세계 2위인 독일 지멘스와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다.
송·배전사업은 재생에너지의 보급과 신흥국 전력망 정비 등으로 향후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히타치는 여기에 더해 스마트그리드(차세대송전망) 개발도 전망하고 있다. 기존의 사물인터넷(IoT) 사업과의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히타치 로고 [사진=히타치] |
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와 ABB의 협상은 현재 막자비 단계로, 매수 금액은 6000억~8000억엔 사이가 될 전망이다. ABB가 최종적으로 제시한 조건에 따라 협상이 난항이 될 가능성도 있다.
히타치는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매수 방침을 확인했다. ABB와 대상사업 관련해 최종 자산평가에 들어가, 이르면 이번달 내에 최종합의를 할 전망이다. 인수는 ABB가 대상사업을 분사하고, 히타치가 단계적으로 출자해 수년에 걸쳐 완전 자회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력시스템 사업은 전력회사 등으로부터 발주를 받아 변전소를 만들거나 전선을 가설한다. 또 설비운영을 수탁해 전력망의 수요·공급을 조정하는 역할도 맡는다. 특히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IT를 활용한 고도의 제어시스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히타치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 개발도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기 생산·운반·소비 등 전과정에 IT를 접목, 효율성을 높인 지능형 전력망 사업이다. 또한 히타치는 사물인터넷(IoT)사업과의 상승효과도 노리고 있다.
ABB는 세계 최대 산업용 전기 회사로, 전력부문에선 제어시스템을 포함한 송·배전력 설비 제조나 운영을 맡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외에도 인도나 중국 등 신흥국에도 진출해 있다. 2017년도 부문 매출액은 약 103억달러(약 11조6000억원)로 운영이익률은 약 8%에 달한다.
설비 납입 뿐만 아니라 송·배전 시스템 운영하고 있어 매출액의 40% 이상이 서비스에서 나오고 있다. 히타치와는 2015년 일본에서 전력설비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다만 주력인 산업용 사업과 상승효과를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에 송·배전 부문을 매각해 경영자원을 집중하려 하고 있다.
히타치의 경우, 전력·에너지 사업 매출은 2018년도 3월기 4509억엔(약 4조5000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6%에 그친다. 발전설비 외에도 송·배전, 가전설비, 에너지 절약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국내 사업이 90%이상이다. 원자력 발전 등 주력 국내전력사업이 부진하기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현재 히타치는 2022년 3월기 연결매출액 영업이익률을 10%까지 올려 3년 안에 2%포인트 올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에 국내·외 약 900여개에 달하는 그룹회사의 정리·통합을 진행하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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