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이강래, 우제창에 휴게소 커피 매장 특혜"
"청와대에 10월 중순 감찰보고서 제출했지만 묵살"
홍영표 "직무 배제된 11월 보고서 제출, 신뢰 못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논란이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청와대 전직 특감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은 19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우제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영하는 커피기계 회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수사관이 이날자 조선일보에 밝힌 제보에 따르면 이 사장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한 특정카페 매장의 커피 추출기계와 원두에 대한 공급권을 친분이 있는 우 전 의원에게 제공했다.
김 수사관은 이 같은 내용의 감찰 보고서를 지난 10월 중순께 청와대에 제출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묵살했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이강래 사장 페이스북] |
이강래 사장이 청년층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ex-cafe'를 만들면서 조건으로 '싱글 오리진(한 종류의 원두만을 사용)'과 자동 드립 방식(뜨거운 물을 천천히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으로 커피를 판매할 것을 지시했는데, 이 같은 조건은 우 전 의원이 운영하는 회사인 테쿰이 만드는 커피 추출기계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는 주장이다.
조선일보는 ex-cafe 1호점을 테쿰이 직접 운영하고 있고, 문을 연 7개의 카페 중 6곳도 '테쿰'이 만든 커피 추출기계를 사용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사장은 국민의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쳐 16·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민주당 내 중진 정치인 출신이다. 2009년 민주당 원내대표로 지내기도 했다. 논란이 된 우제창 전 의원은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 사장이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낼 때 원내 대변인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휴게소 커피에 대한 불만이 많아 싸고 품질 좋은 커피를 공급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우리가 의도적으로 테쿰 (제품을) 하라고 해본 적 없고, 운영업체·청년 창업자들이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11월 초로 (김 수사관이) 비리 문제가 적발돼 직무에서 (이미) 배제된 상태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제출된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기에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사건의 본질은 명확하다"며 "김 수사관이 자신의 불법과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수사관이 폭로는 여권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와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친여권 인사의 비위가 폭로됐, 또 다른 여권 인사들의 이름도 오르내리는 등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맡았던 업무 자체가 여권 핵심인사들을 조사하는 것이었다"며 "김 수사관이 앞으로 또 누구를 내세울지도 모르기 때문에, 자칫 여권 전체가 김태우발 폭로에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