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지난해 6월 23일 동명대 제9대 총장에 취임한 정홍섭 총장은 그간 총장이 가진 권위를 내려놓고 교직원과 노조, 학생들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면서 대학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아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8월 자율개선대학(교육부) 선정에 이어, 최근 ‘VR융합VR융합기술사업화사업(산업통상자원부)과 SW중심대학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연거푸 선정됐다.
2019학년도에 SW중심 융합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하는 등 4차산업혁명시대 선도인재 양성을 위한 대대적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 중인 정홍섭 총장을 <뉴스핌>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정홍섭 총장과의 일문일답.
뉴스핌과 만나 인터뷰를 나누는 정홍섭 동명대 총장[사진=동명대]2018.12.26. |
-동명대의 객관적인 강점 몇 가지만 소개한다면?
▲한때 재계 1위에 올랐던 옛 향토기업 ‘동명목재’의 강한 기업가정신에 뿌리를 두고 지난 1977년 태동한 동명대는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가 신바람나는 대학이다. 연일 창의-융합-통섭으로 꿈틀대는 제4차 산업혁명 선도 대학이다.
2017년 교육부 정보공시에서 동명대의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연간 406만여원으로, 부산지역 모든 국립대와 사립대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수혜율은 60%에 육박해 ‘반값등록금’을 이미 달성했다.
등록금 수입 대비 대학의 학생에 대한 교육비 투자비율을 나타내는 ‘교육비 환원율’도 동명대가 2015년 176.7%, 2016년 185.6%로, 최근 2년 연속 부산지역 모든 사립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신입생동기유발학기, 해외보부상 등 실효성 큰 전국적 차별화 브랜드 시책이 다양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SW중심대학사업 선정된 동명대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가?
▲동명대의 SW중심대학사업은 국고 64억원과 지자체+민간 27억3000만원을 포함한 총 91억3000만원규모의 사업으로, 내년부터 정원 230명의 단과대학 ‘SW융합대학’(컴퓨터공학과, 게임공학과, 정보보호학과, 정보통신공학과, 디지털미디어공학부)을 신설한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교원을 37명에서 45명으로 확충(2019년 델리대학교 교수 2명 임용, 실전영어 교육과 창업지도를 전담)해 글로벌 SW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전교생 SW기초교육(4학점. SW활용 문제해결, 파이선 프로그래밍 교육 등)을 의무화한다.
산업체-학생-교수가 A-B학과/대학-산업체 상호간 경계를 허물고 협력하며 ‘산학일여(産學一如) 현실 사회문제 해결형 SW교육’(IAL2, Industry-Academy Living LAB)을 도입 시행한다.
글로벌 기업(아마존 등)협력을 통한 SW전공영어교육과 함께 창업펀드(2020년 3억원)를 지원해, Start-Up 기업 1개를 육성(2021년, 실리콘밸리)해낸다.
특히 부산지역산업과 밀접한 지능기계(AI), 해양물류(Smart Port), 관광컨벤션(MICE), 사물인터넷(IoT), 경영(Big Data), 건축설계(BIM) 등의 6개분야의 ‘SW연계전공’을 만들어 4차산업혁명에 걸맞도록 ‘지역산업의 스마트화’를 활성화한다.
지난 2년간 부산시로부터 부산SW사관학교를 수탁운영하며 부산시교육청과 함께 교사와 청소년 대상 SW교육 및 SW캠프 등을 운영해온 동명대는 이번 SW중심대학 선정으로, 어린이SW학교 딥러닝스쿨 등 ‘SW가치확산프로그램’을 초중고, 교사, 경력단절여성, 베이비부머 등으로까지 넓혀 더욱 활성화하게 됐다.
K-MOOC, KOCW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보다 확충해 지역 디지털 리더를 양성하기도 한다.
-2019학년도 교육과정 개편 방향은?
▲우선 교양 교육영역에서 단계별 S/W교과목을 개발해 전교생이 4학점을 필수 이수케 한다.
이를 위해 2018학년도 2학기부터 비교과프로그램으로 ‘SW 코딩 클리닉’ 집중과정을 이공계열반 및 비 이공계열로 분리해 운영 중이며, 2019학년도부터는 교과와 비교과를 연계해 S/W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학생 스스로가 진로를 설정하고 이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스스로 편성하는 ‘창의혁신설계전공 제도’를 2019학년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며, 21학점 이상 이수시 부전공으로 인정한다.
창의혁신설계전공 제도는 이수신청서를 학생이 작성하면 학과 교육과정운영위원회, 교육과정심의위원회의 승인을 통해 지도교수가 진로를 지도하게 된다.
기업과 지역사회의 당면한 문제를 학교, 산업체 및 학생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리빙랩’ 등 문제 해결형 프로젝트 수업방식의 교수방법 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현실사회에서의 문제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현재 비교과과목으로 운영 중이며 문제점을 보완하여 2019학년도에는 정규교과목으로 편성해 운영한다. 4학년 1학기에는 캡스톤디자인, 2학기에는 리빙랩으로 운영한다.
교수별 1인 1학기 교육혁신과제도 수행한다. 구체적인 CQI(Continuos Quality Improvement)를 작성한 후 수업 개선, 산학연계 교육과정 개선 및 산학연계 팀티칭 교육 개발, 융합교과 및 융합교육과정 개발 등 1개 이상의 목표를 정하고 혁신과제를 실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교수의 교수역량을 강화하고 수업방법과 내용을 혁신해 나간다.
-앞으로 대학 발전 방향은?
▲특성화된 강소대학으로 발전토록 하는 것이 핵심발전 전략이다. 동명대는 설립 당시부터 실사구시를 목표로 산학실용교육을 표방해왔고, 실제 산학협력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상당 액수의 정부지원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이 부분에 가열찬 투자와 혁신을 해서 차기 기본역량평가에서는 대학서열 상위 30%이내에 들어가고 궁극에 산학협력 실용교육의 세계적인 모범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실용인재 양성과 중장기 대학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대학교육혁신과 대학체제개편 그리고 혁신문화조성을 정립해 No.1 산학실용교육명문대학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실사구시의 건학정신을 기반으로 경쟁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상생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추구하는 대학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학혁신로드맵2021을 마련하여 발전계획과 연계된 실행과제별로 시행시기를 명시하여 실행을 담보토록 한다. 학내 모든 구성원들이 기존의 사고방식을 철저히 '깨고' 개인보다 공동체의 발전을 지향하는 자세로 학제, 행정, 교육과정, 교육방법에 있어서 개방(Openness), 실용(Practicality), 융합(Convergence), 공유(Sharing)의 개념 속에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점검·환류하는 ”TU-OPSC 교육혁신“을 도입해 대학발전에 개개인이 직접 동참, 발전을 견인하는 수준별 혁신을 실행하고자 한다.
총장직속의 대학교육혁신본부와 전략기획본부에서 대학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컨트롤타워·조정자 역할로 대학교육과 체제에 대한 정책조정이 이루어지며, 본부 산하의 교육혁신위원회와 전략기획위원회를 통해 교육과정, 교육방법, 교수학습지원체계에 대한 상시점검과 개선안이 도출되도록 했다.
-대학 자체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산학협력 실용교육을 하는 강소대학이라는 특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우선, 교육내용 방법 교수인사 등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미국 독일 등지의 산학협력중심대학의 사례를 직접 가서 벤치마킹했다.
교육내용을 산업현장에 맞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확 바꿀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육과정의 개혁을 주로 교수님들의 손에 맡겨왔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산업체 실무자, 졸업생, 재학생의 요구를 먼저 반영하고 교수님들의 생각을 뒤에 반영하는 역순위 방식으로 바꾸어나갈 것이다. 교육방법도 종전의 강의식수업을 학생참여식수업으로 대폭 바꿀 것이다.
이제 강의라는 말이 우리 대학에서는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 리빙랩, 프로젝트수업, 토론식수업, 플립트러닝, 캡스톤디자인, 학생설계융합교과목 등 Learning by doing을 강조했다. 아울러 산학협력은 더욱 강화하고 전학과에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한 ICT융합을 시도해서 4차 산업시대에 맞추고자 한다.
이런 변화가 있으려면 교수의 연수, 각종성과지표의 개혁, 신임교수 채용관행의 변화 등등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다. 임기중 이런 개혁의 초석을 단단히 다질 것이다. 국제화 시대에 맞는 학사구조개편 등도 착실히 진행하려 한다.
-학령인구 절벽 속 대학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한 재정난 타개 방안은?
▲대학은 지금 입학자원의 급감, 재정의 고갈이라는 이중고에 심각하게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동안 알차게 교육개혁을 해온 강소대학도 5~6년 이내에 무너질 전망이다. 이 상황도 결국 지방대학의 괴멸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정부가 등록금을 1.5% 이내로 인상을 허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인상에 따른 국가장학금 지원 소멸 등의 이유로 대학들은 8년째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고, 지금도 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입학정원을 감축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대학의 자구노력으로 할 게 별로 없다. 게다가 각종 평가를 통해 대학교육의 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리라고 독촉 중이니 여기에 필요한 비용증가를 감당할 수가 없다.
대학에 따라 발전기금을 모으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역사가 오래되어서 유능한 졸업생을 많이 배출한 대학만이 가능하다. 결국 대학의 빈익빈 부익부,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대학의 등록금을 동결하려면 경상비를 지원해주어야 한다. 내년부터 자율개선대학에 경상비 지원이 있을 전망이지만 현재 예측되고 있는 수준으로는 당장의 적자를 메꾸기도 부족하다. 근본적으로 고등교육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어서 고등교육 지원을 통해 교육의 질을 끌어 올려야 한다.
대학이 인건비를 삭감하라는데 그렇게 되면 유능한 교수요원을 확보할 수 없어 교육의 질은 더 떨어진다.
아다시피 이미 서울대 등 유수대학에도 박사과정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고 해외 유명대학에는 유학생도 줄어들고 있다. 박사학위를 따봐야 시간강사 하기도 힘들고 교수의 보수도 높지 않은 데, 많은 돈을 들여 진학할 이유가 없다.
한마디로 대학 자체의 자구방안은 없다. 국가 발전을 위해 정부가 고등교육 투자를 과감히 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서 미동도 않는다.
일반국민들이 대학교육은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고 대학이 아직도 많은 돈을 비축해두고 배를 불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을 설득해서라도 고등 교육 투자를 활발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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