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ICT’ 박정호 vs 5G ‘선구자’ 황창규
하현회 부회장 “5G로 3등 사업자 한계 극복”
유영민 장관 등 정부도 나서, 추가 지원정책 필요
[편집자] ‘초연결시대의 관문’, ‘4차 산업혁명 출발점’으로 불리는 5세대(5G) 시대가 열렸다. 모든 사물과 인간이 이어지는 초연결시대를 위해 5G는 필수불가결한 네트워크 환경이다. 일상생활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5G 시대'를 앞두고 뉴스핌 월간안다는 1월 신년호로 '5G'의 선봉장인 국내 통신사와 모바일 업체, 그리고 바뀌는 세상을 다뤘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5세대(5G) 통신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격전지다. 2G와 3G, LTE를 거치며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펼쳐 온 이통 3사는 5G 시대를 맞아 기술력과 노하우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쟁 최전선에는 각 기업의 CEO가 포진하고 있다. ‘New ICT’ 시장 선도를 자신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5G 선구자로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 만년 3등 사업자라는 한계 극복에 나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자신의 커리어와 기업 미래를 모두 건 ‘승부수’를 던졌다.
정부에서는 주무 부처 수장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전폭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는 등 내로라하는 국내 ICT 키맨들이 5G 시장 선도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New ICT’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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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 |
“5G가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이라면 인공지능(AI)은 두뇌다. 5G 네트워크에 AI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양자암호통신으로 최고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등과 장벽 없는 협력을 통해 국내 New ICT 혁신을 주도하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히든카드’는 AI와 양자암호통신이다. 특히 양자암호통신의 경우 2011년 독자 기술 개발에 착수한 이후 2017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5㎜)의 양자난수생성기(QRNG) 개발에 이어 2018년 2월 세계 1위 기업 IDQ 인수를 통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빛 알갱이 입자인 ‘광자(光子)’를 사용, 해킹이 불가능한 이 기술은 SK텔레콤의 확실한 강점이다.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7년 초 취임부터 동반성장을 강조해 온 박 사장은 대기업 주도가 아니라 다양한 사업자가 함께하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국내 ICT 시장 자체를 키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수익뿐 아니라 ICT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이 목표다.
◆황창규 KT 회장 “평창 노하우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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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사진=KT] |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AI 등 혁신기술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주춧돌이다. 다른 경쟁자들은 가지지 못한 성공 노하우로 5G 세상을 바꾸는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겠다.”
황창규 KT 회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5G ‘선구자’다. 2015년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5G & Beyond, Accelerating the Future’라는 기조연설로 전 세계에 처음으로 5G라는 화두를 던진 그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에 성공하기도 했다. 남다른 5G 노하우는 황 회장의 자신감이다.
KT 아현지사 화재라는 ‘시련’을 겪은 이후에는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시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네트워크 구축 노하우뿐 아니라 시설관리와 보안 측면에서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5G 3등 사업자 한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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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
“5G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초연결사회의 등장이 다가오고 있다. 5G는 10년 성장동력이며 우리가 통신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압도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초연결사회의 주역으로 거듭나겠다.”
2018년 7월 CEO에 취임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그해 10월부터 5G 네트워크 구축에 돌입, 상용화 전 가장 많은 4100개 기지국 구축을 완료했다. 12월 말까지 7000개 이상으로 늘려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특히 CEO 직속 조직인 ‘품질안전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안전 및 보안 강화에 나섰으며, 새해 3월 상용화에 대비 일반 고객 대상 요금제를 준비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3등 사업자라는 한계를 5G로 반드시 극복한다는 의지다.
◆유영민 장관 “국가 재도약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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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과기정통부] |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5G는 초연결 지능화 사회와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이다. 5G를 선도한다는 건 곧 우리나라가 도약할 수 있는 미래 발판을 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전적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5G 주도권 확보와 생태계 확장을 위한 이통사 CEO들의 전략적 승부가 펼쳐지는 가운데 5G를 국책사업으로 내세운 정부 역시 국가경제 도약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키맨’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다. 2017년 7월 취임 이후 5G 상용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유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주도를 위해 규제 완화와 생태계 지원, 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5G 상용화 시점을 강요하는 등 정부 주도 정책이 오히려 기업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투자 지원이나 산업 육성으로 이어지는 방안들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평가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