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31일부터 차등 인하정책 시행
카드사도 우대수수료 적용…"정책 따른 수순일 뿐"
[서울=뉴스핌] 장봄이 박미리 기자=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오는 31일부터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춘다. 지난해 광고비 입찰가 공개에 이어 두 번째 발표한 상생안이다. 이에 따라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최대 1.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점주들과 카드사 업계에서는 생색내기 상생안이라는 비판의 시선이 짙다. 점주에게 주된 부담 요인이 되는 광고비 문제는 제외했다는 것. 또한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다음 달부터 카드수수료가 인하되는 것을 감안하면, 배달앱 업체가 부담하는 측면은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배달의민족 '사장님사이트' 공지사항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이달 발표한 3대 예정사항(결제수수료 차등 인하·온라인결제분 세액공제·정산일정 단축) 가운데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배달앱 카드 결제수수료 차등 인하 정책을 31일부터 시행한다.
기존 외부결제수수료는 매출과 상관없이 3%로 모두 동일했다. 이번 정책에 따라 매출 규모별로 차등 수수료가 적용된다.
세부적으로 3억 이하 사업자는 기존 3%에서 1.8%로 가장 많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다. 그 다음 3억 초과 5억 이하 사업자는 2.3%로 낮아지고, 5억 초과 10억 이하 사업자는 2.4%, 10억 초과 30억 이하 사업자는 2.6%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결제 대상은 카드(신용·체크)결제와 간편결제(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베민페이) 등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사회적 차원의 소상공인 지원 노력에 동참하고자 작년부터 정부·신용카드 업계와 함께 결제 수수료 인하를 준비해왔다"며 "3억원 이하 영세 사업자는 1년에 최대 300만원 정도 결제 수수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점주들 "환영하지만, 극히 일부 혜택"…"수수료 인하 카드사 몫"
점주들은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실질적 혜택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A씨는 "영세사업자인 매출 3억 이하 점주에게 가장 큰 폭의 혜택을 적용한 점은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배달앱 수익은 대부분 광고비에서 나오고, 점주들 부담도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광고비 인하를 요구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수익성은 낮아도 매출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5억 이하 사업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극히 일부분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카드수수료 인하가 결정된 상황에서 '숟가락 얹기'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카드사가 낮추는 수수료를 배달의민족이 인하하는 것처럼 포장했다는 것. 배달앱 외부결제수수료에는 카드결제 수수료가 포함된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우대수수료 구간확대, 일반가맹점 수수료 인하 유도 등을 통해 카드 수수료를 1조4000억원 규모로 인하한다. 이 과정에서 결제대행업체(PG) 하위 온라인사업자에도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배달의민족(PG)에 입점한 사업자들이다.
이에 따르면 PG 하위 온라인 사업자들도 이제부터 신용카드 기준 △연매출 3억원 이하 0.8% △3~5억원 1.3% △5~10억원 1.4% △10~30억원 1.6%의 우대수수료를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배달의민족 외부결제수수료 인하는 법 개정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7년 우대수수료 적용을 받는 영세가맹점 범위를 2억원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범위를 3억원에서 5억원 이하로 각각 조정해 사실상 수수료 인하 효과를 냈다. 이번에는 우대수수료 구간을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우대수수료 구간 확대에 따른 수익 감소는 카드사가 부담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PG 하위 온라인가맹점도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이들 가맹점의 수수료는 당연히 낮아져야 한다"며 "배달의민족이 온전히 부담하는 수수료 인하분을 파악하려면, 외부결제수수료(3%) 중 이들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얼마나 내려갔는지를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피자 매장 앞에 오토바이가 세워져있다.(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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